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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 보건소 흉부외과 공보의와 반딧불이
[ 2008년 12월 04일 22시 15분 ]
"가족과 산책길을 걷고 있을 때 문득 반딧불이를 볼 수 있었다. 그 반딧불이를 보면서 모니터 속의 초록선이 내 인생에 있어 반딧불이와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4일 보령제약 본사 17층 대회의실에서 진행된 제 4회 보령의사수필문학상에서 대상을 수상한 경북 고령군 보건소 권진태 공중보건의(흉부외과)[사진]는 수상소감을 이 같은 수상소감을 밝혔다.

이번 보령의사수필문학상의 대상을 권진태 보건의에게 안겨준 작품은 '미로 속에서 반딧불이를 만나다'라는 제목의 수필.

그는 수필을 통해 흉부외과 의사로서의 삶과 그동안 겪어야 했던 번민을 그려내며 이번 대상을 수상했다.

소위 말하는 '배고픈 과'의 대표주자격인 흉부외과는 현재 지속적인 지원자 감소로 0의 행진을 계속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더욱 심금을 울렸다는 것이 심사위원들의 평이다.

권진태 보건의는 수필을 통해 "내가 가려는 길을 넓고 탄탄한 하이웨이쯤으로 생각해 본 적은 단 한번도 없다"며 "그러나 정년 내가 가고자 하는 길이 죽음의 미노스가 기다리고 있는 고독의 공간 '미로'란 말인가!"라고 독백했다.

이는 현재 그의 아내가 자신이 흉부외과를 지원했다는 사실을 알고 내뱉은 '네가 가려는 길이 깜깜한 미로라는 걸 잊지마'라는 한마디에 의한 것이다.

그는 자신이 회의감을 느껴 수술에 소흘했던 환자의 심장이 잠시 정지했을 때 느꼈던 감정을 '내 마음의 소리를 듣고 그것이 환자에게 전달돼 심장이 멎은 것만 같았다'고 회상했다.

그는 환자의 심장이 잠시 멈췄다 다시 뛰기 시작한 그 순간을 "급박했던 수술이 마무리 돼 갈 때 쯤 암흑같던 수술실, 그 깜깜한 모니터 속에서 작은 반딧불이 한마리가 서서히 날개짓을 하며 조금씩 날아오르기 시작했다"고 표혔했다.

권진태 보건의는 "나는 소외된 길일지언정 누군가에게 새 생명을 선물할 수 있는 이 곳에 서게 된 것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이번 수필문학상 심사위원장을 맡은 한국 수필문학 진흥회 손광성 고문은 "흉부외과의로서 겪게 되는 가족과 갈등, 자신의 번민을 잘 표현한 소재가 매우 좋았다"며 "세부적 묘사와 함께 문학적 장치, 반전 등을 효과를 잘 살린 작품"이라고 평가했다.
이승재기자 leesj@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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