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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수가 자살소동 원장 "진짜 죽고 싶다"
[ 2008년 12월 21일 21시 58분 ]
지난 16일과 17일 연이틀 낮은 의료수가 현실을 토로하며 자살소동을 벌였던 유 모(48. 여) 원장이 처음으로 심경을 고백했다.
유 원장은 21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죽고 싶은 생각 뿐이었다. 배운대로 진료할 수 없는 현실에 의사로서 자괴감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보드 취득 후 학교를 나와 10여 년 동안 봉직의 생활을 하던 유 원장은 6년 전 더 늦기 전에 자리를 잡아야겠다는 판단으로 개원을 결심했다.
2년 동안 개원가 생활을 통해 가능성을 타진한 그는 4년 전 강남구 대치동에서 적잖은 비용을 투자해 재개원을 했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았다. 일반 내과의원과의 차별화를 위해 검사 위주의 진료를 했던게 화근이었다.
나름 소신 진료를 했고 모든 검사를 환자의 동의 하에 시행했음에도 불구하고 유 원장에게 돌아오는건 심평원의 삭감 통보서 뿐이었다.
급기야는 올해 초 당국으로부터 허위청구를 이유로 1500만원 삭감과 5개월의 자격정지, 66일의 영업정지 처분이 떨어졌다.
유 원장은 천불이 났다. 소신진료가 매도 당하는 현실이 개탄스러웠다. 즉각 행정처분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절대 수용할 수 없었다. 치료에 필요한 검사를 한 것 뿐이었는데 과다청구로 내 몰리는 것이 억울했다"
7개월 여의 기다림 끝에 열린 1심 판결. 법원은 유 원장의 과다청구 혐의 대부분이 인정된다며 원고 기각 판결을 내렸다.
결국 유 원장은 판결 다음날인 지난 12월 10일부터 진료는 물론 병원 문도 열지 못하는 처지가 됐다.
지난 16일 오후 1시께. 광진구 광장동 자택에 머물던 유 원장은 치밀어 오르는 분을 삭히지 못하고 베란다에 메달려 자살 소동을 벌였다.
다행히 출동한 119에 의해 10여 분 만에 구조됐지만 유 원장은 다음 날 휘발유를 들고 자신을 궁지에 내몰았다고 생각하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서울지원으로 향했다.
"당신들의 비현실적인 수가와 심사기준이 의사들의 목을 조이고 있다는 점을 전하고 싶었다.
유 원장은 서울지원 1층에서 자신의 몸에 휘발유를 뿌린 뒤 자살을 시도했지만 경비원의 제지로 뜻을 이루지 못하고 출동한 경찰에 인계됐다.
'궁즉통(窮則通)'이라 했던가? 연이틀 자살소동 끝에 유 원장은 심평원으로부터 의협과 내과학회의 진료 타당성 확인을 받으면 과다청구 부분을 인정해주겠다는 회신을 받았다.
"현재 의협과 학회에 정당한 진료를 확인받기 위한 작업을 진행중이다. 하지만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여의치 않을 경우 헌법소원까지 제기할 생각이다"
유 원장은 작금의 사태가 비단 자신만의 문제가 아닌 의료계 전체가 고민해야 할 사안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저수가로 인한 고충이 어디 나만의 문제겠나? 이대로 가다가는 제2, 제3의 의사 자살기도 소식이 들려올 것이다. 이제 특단의 조치가 있어야 할 때가 왔다"
저수가 현실에 맞서 '자살'이란 극단적인 선택을 했던 유 원장. 오늘날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의사들의 자화상은 아닐까?
박대진기자 djpark@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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