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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들 반대하는데 의료기사는 왜 추진?
[ 2008년 12월 22일 21시 55분 ]
신임 연합회장을 선출한 대한의료기사단체총연합회(이하 의기총)가 내년도 숙원 사업으로 '의료기사의 의료인 편입'을 재추진키로 해 주목된다. 이 정책사업에 밀접한 관련이 있는 대한의사협회, 대한간호협회 등의 수용 여부도 관심사다.

의기총은 지난 17일 신임 연합회장으로 박래준 물리치료사협회장(대구대 교수)을 추대했으며, 본격적인 정책사업에 착수할 계획이다.

23일 의기총에 따르면 '의료인 편입'을 핵심 골자로 하는 '의료기사등에관한법률' 개정작업에 착수키로 내부 방침을 세웠다.

의기총은 현재 정책사업과 관련한 연구용역을 발주했으며, 내년 초에 완료될 예정이다. 그동안 수차례 연기를 거듭했던 공청회는 내년 3월 이후에 개최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공청회는 오랫동안 법안 개정에 대해 교감을 쌓아왔던 여당 의원실과 공동으로 개최할 계획이다. 의기총은 해당 의원과 지난 2007년부터 꾸준한 관계를 유지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의기총이 개정 의사를 밝힌 '의료기사등에관한법률'은 지난 1973년 기존의 의료보조원법을 폐지하고 의료기사법으로 제정됐으며, 지난 1995년 법률 제4912호에 의해 '의료기사등에관한법률'로 전문개정됐다.

이 법안은 물리치료사, 임상병리사 등 8개 의료기사 직종의 업무영역 등을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의료기사단체 내부적으로는 의료인 업무를 수행하는 의료기사의 위상을 떨어뜨린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실질적으로 의료기사의 위상이 의료인보다 낮은 상황에서 이미지 측면에서도 '득 될 것이 없다'는 의견이 많다. 의료인에 편입되려면 법안 개정 등 국회의 도움이 절실하다.

의기총 8개 단체장은 정기적인 모임을 갖고 이 사안을 협의해 왔다. 회의에서 의료기사 위상 정립을 위해서는 '의료인 편입'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박래준 신임 연합회장은 "연세대와 고려대 등 명문대학에서 의료기사 직종이 배출되고 있지만, 국내 여건 때문에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며 "우수 인재 이탈은 국가적인 손해다. 이제는 의사들도 의료기사의 전문성을 인정할 때가 됐다"고 법 개정 의사를 밝혔다.

박 연합회장은 "법 개정뿐 아니라 의료기사 업무와 신분에 대해 의사들이 관용을 베풀어야 한다"고 강조해 여운을 남겼다. 그는 물리치료사 단독개업, 치과기공사 지도의사비용 등 다른 현안도 함께 검토하겠다는 의사도 피력했다.

유관단체 동의 미지수…"설득의 미학 발휘"

의기총이 이처럼 '의료인 편입'에 공을 들이는 것은 업무성격과 달리 법적으로 의료인으로 인정받지 못한다는 불만 때문이다. 의료기사의 사회적 인지도가 낮은 것도 주된 이유다. 의료기사들은 의료기관 내에서 급여나 직급에서 간호사보다 대우가 낮은 편이다.

그런 측면에서 의료인의 한 축으로써 위상이 크게 높아진 대한간호사협회가 롤모델(일부 단체를 중심으로)로 거론되는 모습이다. 간협은 지난 참여정부에서 간호사법을 추진하는 등 성장을 거듭해왔다. 직능출신 국회의원을 배출한 점도 자극이 됐다.

급여뿐 아니라 정치적인 위상이 높아진 간협의 사례를 통해 '우리도 가능하다'는 일종의 공감대가 형성된 셈이다.

청각사, 침구사 등 유사 의료직종이 의료기사 편입을 추진하는 점도 위기감으로 느낀다. 의료기사들은 4년제 대학이 크게 증가하고, 석·박사 출신이 대량으로 배출된 상황에서 '의료인으로의 편입'은 불가피하다고 강조한다.

물리치료사와 임상병리사, 방사선사 직종에서 이 같은 요구가 더 거세다. 이들 직종은 업무성격에서 의료인과 동일하다는 자부심이 큰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의료기사들의 염원이 이뤄질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보건의료계의 주축인 의협과 간협의 동의를 이끌어내기가 쉽지 않다.

이들 의료인단체가 '의료인 편입'을 공식적으로 반대하면, 의기총의 입지는 매우 좁아진다. 의기총은 이들 단체와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지만, 실상 공식적인 협의는 부족한 상황이다. 의기총 회장단은 최근 의협 집행부를 만난 이 사안을 논의했다고 전했다.

본지가 올해 초 이 사안과 관련해 의사단체와 간협 등에 문의한 결과, "공식적으로 제안을 받은 적이 없다. 어렵지 않겠냐"는 답변이 돌아왔다.

결국 의료기사들이 의료인에 편입됨으로써 의료인단체에 어떠한 긍정적인 요소를 미칠 것인지를 각개로 설득해야 하는 숙제가 남았다. 최근 몇 년간 의사단체와 대립각을 세웠던 일부 의료기사단체와의 관계설정도 해결할 과제다.

의기총 회원은 면허자 수만 18만명에 달한다. 의료인단체 역시 가부 여부를 떠나 18만명의 새로운 의료인 탄생할 경우 의료계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검토해볼만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음상준기자 esj1147@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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