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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첩]흉부외과의 전략 부재(不在)
[ 2008년 12월 23일 21시 58분 ]
흉부외과 위기론이 여론의 힘을 얻고 있다. 신문 1면을 장식하는가 하면 국회에서 연이어 토론회가 열렸다.

'잃어버린 10년'을 외치는 불만의 목소리가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 한 달에 6번 당직서는 대학병원 흉부외과 과장, 메스 잡는 간호사 이야기는 여론에 불을 지피기 충분했다.

곪은 상처를 도려내려는 의료계의 관심은 예상을 뛰어넘었다. 공론의 장(場)이 마련됐다는 점은 일단 고무적이다.

수술실과 응급실 붙박이 흉부외과 의사들은 모처럼 가슴 속에 담아뒀던 이야기를 울분을 토하며 힘껏 쏟아냈다. 저수가로 인한 의료기관의 적자, 처참한 레지던트의 일상, 일자리와 비전(장래)의 문제 등이 그 것이다.

23일 토론회에 참석한 한 연제자는 흉부외과를 '세븐일레븐'이라고 했다. 오전 7시 출근해 별을 벗 삼아 11시에 퇴근하는 고충을 일컫는 표현이다.

곰곰이 따져보면 하나같이 수긍이 갈법도 하다. 의료계 최일선에서 생명을 다루는 흉부외과 살리기에 이견은 없어 보인다.

그러나 내용은 맞지만 방법이 틀렸다는 일부 지적은 새겨볼 만하다. 요즘 같은 분위기에서는 더욱 그러하다.

흉부외과 의사들은 최근 몇 차례의 토론회에서 현실을 알리는 데 힘을 쏟았다. 저수가를 제공한 정부도 집중적으로 성토했다. "망해야 정신차린다"는 극단적인 발언이 오갔다. 의료계로서는 가슴 후련한 말들이다.

안타까운 점은 이 같은 발언들이 국회나 정부를 움직이기에는 2% 감동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문제의 해법 열쇠 또는 칼자루를 쥔 자들이 원하는 것은 흉부외과를 살리면 국민에게 어떤 혜택이 돌아가느냐 하는 측면이다. 의사들의 고통이나 고충이 아닌 것이다.

복지위 한 의원실 관계자는 "흉부외과 어려운 것은 누구나 다 알지 않느냐. 충분히 공감하지만 의사들이 국민적인 관점에서 세밀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전략적 접근이 요구되는 대목이다.

흉부외과 실상을 알리기에 앞서 국민이 받을 의료혜택에 더 초점을 맞추라는 일종의 주문이다. 진정성을 떠나 국민론을 신봉하는 국회에서는 적어도 그렇다.

내부적으로 한목소리를 내는 것도 해결할 숙제다. 국회 관계자에 따르면 각 흉부외과단체로부터 문제 해결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크다. 하지만 전공 질환과 의료기관 종별로 목소리가 제각각이다.

미묘한 온도차가 감지된다. 토론회에 참석한 한 흉부외과 개원의는 "학회장들의 발언에 별다른 공감을 얻지 못했다"고 했다. 흉부외과의 동력을 앗아가는 장애물이다.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는 옛말이 더욱 절실한 오늘이다.

토론회를 주최한 야당 의원은 환자를 살려내는 흉부외과 의사를 '신(神)의 손'으로 표현했다. 립서비스가 아니길 기대해 본다.
음상준기자 esj1147@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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