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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비 2300원'도 카드로 결제하는 시대
[ 2008년 12월 30일 03시 05분 ]
[기획 上] “우리병원은 2.3%입니다.” “그래요? 우리는 1년째 3.5%랍니다.” “우리도 지난달까지 3.5%였다가 이달부터 2.8%로 내렸습니다.”

광주 소재 00병원 A원장은 얼마전 지역 병원장 모임에 참석했다가 치밀어 오르는 울화통을 간신히 삭혀야 했다. 그의 얼굴을 울그락 불그락 거리게 만는건 다름아닌 ‘카드 수수료’. 그동안 무심코 지나쳤던 카드 수수료가 병원마다 천차만별로 적용되고 있었고, 그것도 본인의 병원이 상당히 높은 수수료를 내고 있다는 사실을 뒤 늦게야 알게 됐기 때문이다. A원장은 다음날 바로 카드회사에 전화를 걸어 수수료 차등 적용에 대한 영문을 따져 물었지만 세상물정 모르는 샌님의사 취급을 받으며 통화를 마쳐야 했다.[편집자주]

최근 A원장과 같이 카드 수수료로 인한 불만을 토로하는 원장들이 부쩍 늘고 있다. 호시절이던 예년이야 이들 병원장에게 대수롭지 않았던 수수료지만 이젠 상황이 크게 달라졌다.

저수가와 간호관리료 차등제, 환자 수도권 집중화 등으로 심각한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는 병원장들로서는 카드 수수료까지도 적잖은 부담으로 받아들여야 하는게 작금의 상황이다.

특히 카드회사별로 병원들의 매출 실적에 따라 수수료율을 달리 책정하고 있어 경영난이 심한 병원일수록 높은 수수료에 대한 불만이 커지고 있다.

실제 의료기관에 대한 카드회사별 수수료 현황을 분석한 결과 최고 3.50%에서 최저 1.50%까지 천차만별로 책정돼 있었다.

카드회사 중 가장 높은 수수료를 받는 곳은 롯데카드로, 최고 3.50%였고 신한카드, BC카드 등도 최고 3.28%의 수수료를 받는 것으로 확인됐다.

조사대상인 20개 카드회사 중 대부분이 병의원에 대한 최고 카드 수수료율로 3.00% 이상을 책정하고 있었으며 삼성카드(2.65%)와 현대카드(2.70%) 만이 2.00% 대였다.

최저 수수료율은 외환은행카드 만이 2.20%였고 대부분의 카드회사가 1.50%를 적용하고 있었다.

“억울하면 매출 키우세요”

의료기관에 대한 카드회사들의 수수료율 차등 적용 기준은 철저히 매출에 기인한다.

즉 환자가 많아 매출 규모가 큰 병원에 대해서는 카드 수수료율을 인하해 주는 반면 매출이 적은 병원의 경우 수수료율을 인상하는게 이들 회사의 관례다. 때문에 매출이 큰 병원일 수록 카드회사들에게 수수료 인하를 요청, 낮은 수준의 수수료를 지불할 수 있다.

실제 전년대비 매출이 크게 늘어난 경기도 용인의 K병원은 카드회사들과 담판을 벌여 최저 수수료율 적용을 다짐 받았다.

광주의 L안과병원 역시 이달부터 이 지역에서 가장 낮은 수수료를 지불하기로 카드회사와 협의를 끝냈다.

하지만 환자가 없어 매출이 적은 병원은 카드회사들의 수수료 횡포에 꼼짝없이 당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더욱이 일부 카드회사들은 사전에 아무런 통보없이 수수료를 인상해 병원들의 불만을 사는 사례도 적잖게 발생하고 있다.

결국 카드 수수료까지도 규모와 매출에 따른 의료기관들의 양극화를 부추기고 있는 셈이다.

경남의 한 중소병원 원장은 “진료비 2300원도 카드로 결제하는 상황에서 병원들의 수수료 부담은 경영압박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현실”이라고 개탄했다.

그는 이어 “수수료 부담 요인을 제거하지 않으면 병원들의 줄도산으로 이어지게 될 것”이라며 “현실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위 내용은 데일리메디 오프라인 8호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박대진기자 djpark@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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