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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병원 '휠체어 대여사업' 짭짤?
[ 2009년 01월 01일 22시 00분 ]
척추전문병원이나 재활병원, 정형외과의원 등 거동이 불편한 환자들이 많은 병원은 환자들 편의를 위해 적정수의 휠체어나 보행차를 배치해야 한다. 하지만 일부 병원은 환자에게 의료기기 회사에서 유상으로 휠체어를 대여하라고 강요하는 곳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행 의료법에는 의료기관 안전관리 시스템에 대해서는 명시돼 있지만 병상 당 몇 개의 보조기구를 배치하라는 조항이 없어 일부 병원들이 교묘하게 법망을 피해 환자들에게 부담을 떠넘기고 있다. 휠체어 대여를 강요하는 병원 주변에는 의료기기 회사들이 입점해 있어 커미션을 받고 있다는 의혹도 제기된다. 데일리메디가 몇 사례를 짚어봤다.[편집자주]

[사례 1]대구시내 A병원에서 요추간판탈출증(디스크) 수술을 받고 입원한 정 모씨(67세)는 입원 중임에도 화장실 이용 등 거동을 위해 휠체어를 유상으로 대여해야 하는 것에 불만이 높다.

정 씨는 “병원에 입원을 했으면 당연히 병원에서 휠체어를 줘야 하는 것이 마땅한데 이 병원은 어떻게 된 것이 환자에게 한 달에 2만원을 내고 병원 옆에 있는 의료기기 업체에서 빌려쓰라고 한다. 도대체 이런 경우가 어디 있느냐”고 불만을 토로한다.

정 씨는 “화장실도 가야 하고 밖에 바람도 쐬러 나가야 하는데 병원에 휠체어가 워낙 없어 돈을 주고 빌려 쓰는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또 정 씨는 “휠체어를 잃어버리면 내가 또 돈을 물어야 하기 때문에 자물쇠를 채우는 등 신경이 여간 쓰이는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사례 2]서울 B정형외과의원에서 무릎후방십사인대를 수술한 김 모씨(22세)는 “수술 후 회복기까지 휠체어를 타야 하는데 내가 입원한 병원에는 무릎을 굽히지 못하는 환자를 위한 휠체어가 없어 의료기기 상사에서 거상형 휠체어를 한 달에 4만원 주고 대여했다. 무릎수술전문인병원에서 무릎을 굽히지 못하는 환자들을 위한 휠체어가 없었고 일반휠체어도 몇 개 없어 환자들이 불편해 했다”고 당시 상황을 토로했다.

[사례 3]오토바이 사고로 늑골과 빗장뼈 골절로 수원시내 C병원에 입원한 박 모군(18세)은 “병원에서 휠체어가 충분치 않으니 휠체어를 대여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대부분의 장기입원환자들은 휠체어를 대여한다”면서 대여를 강요받았다고 한다. 박 군은 “병원 바로 앞에 의료기기 상점이 있었다”면서 “병원이 의료기기 상점에서 수수료를 받는 것이 아니냐”고 의혹을 제기했다.

일반형 2~3만·거상형 휠체어 4만·보행차 3만원

정형외과를 전문으로 하는 의원이나 재활병원, 척추전문병원 등의 주변에는 으레 의료기기 상점들이 붙여있다. 이 의료기기 상점들은 거동이 불편한 일반인은 물론 환자들에게 한 달에 일정 금액을 받고 보조기기를 대여하고 있다.

통상적으로 흔히 사용하는 일반형 휠체어의 경우는 2~3만원이며 다리를 굽히기 힘든 환자들이 주로 사용하는 거상형 휠체어는 4만원선, 거동이 불편한 노인이나 재활환자들이 많이 쓰는 보행차는 3만원, 고급휠체어는 5만원 정도이다.

무릎수술을 한 환자의 대여비를 계산해 보면 보통 무릎수술은 회복기 8주 정도이며 재활운동기간이 12~16주 정도 소요된다고 가정, 2개월 동안 거상형 휠체어 대여비 8만원, 재활운동 12주(2개월) 동안 보행차 6만원 총 14만원의 비용을 환자가 더 부담하는 것이다.

작다면 작은 금액이지만 입원한 환자가 병원에서 받아야할 기본적인 서비스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한 달에 2만원에서 많게는 5만원까지 부담하고 있는 것을 납득할 환자는 없어 보인다.

또한 대여한 보조기기들을 분실할 경우 환자가 전액 보상을 해야 하기 때문에 자신이 대여한 기기를 사용하지 않을 경우는 자물쇠로 잠겨놓는다. 이런 광경은 휠체어 대여를 강요하는 병원 복도나 병실 안에서 흔히 볼 수 있다.

병원들 "환자편의 위해 권유했을 뿐"

이에 대해 해당 의료기관은 “휠체어 대여는 어디까지나 환자들 편의를 위해 권했을 뿐이지 강요는 없었다”면서 “환자들이 만족할 만큼 병원에서 배치시키지는 못한다”고 해명했다.

해당 의료기관측은 “우리병원이 126병상인데 환자들이 만족하려면 휠체어 126개가 있어야 한다.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다”면서 “환자들이 공유해야 할 물건이지만 일부 환자들은 휠체어를 독차지하기 위해 숨기는 일도 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불편함을 호소하는 환자들에게만 의료기기상사에서 보조기기를 대여하라고 권했을 뿐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불편을 겪는 환자들은 6인실을 기준으로 휠체어 배치가 1대도 안 되고 있으며 한 층(40~60병상)당 2~4개정도이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대여를 할 수 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대한중소병원협회 권영욱 회장은 “병원마다 어느 정도 구비를 해놓아야 하지만 보통 병원 옆에 의료기기 상점들이 있어 타인과 함께 사용하는 것을 꺼리는 환자들이 많아 대여를 해서 쓰는 것으로 알고 있지 병원에서 강제적으로 하는 곳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복지부 관계자는 "의료법상에 휠체어를 둬야 해야 한다는 조항은 없다"면서 "장애인 편의 증진법 등 타법에는 있을 수 있으나 현행법상 의료기관 안전관리 시스템에 대해서는 있지만 휠체어나 보조용품에 대해서는 규정된 것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현 의료법에 환자들을 위한 의료보조기기 규정사항이 없기 때문에 일부 병원들은 의료법을 교묘히 빠져나가 응당 의료기관에서 갖춰야 할 의료보조기기를 구입하지 않고 환자들에게 부담을 전가하고 있다.

[위 내용은 데일리메디 오프라인 8호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김도경기자 kimdo@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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