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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첫 의료사고 "의사가 입증" 판결 주목
[ 2009년 01월 04일 22시 00분 ]
새해 벽두부터 의료사고 입증책임을 의사에게 물어야 한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와 귀추가 주목된다.

특히 이번 판결은 지난 17대 국회가 막을 내리면서 자동폐기됐던 의료사고피해구제법 제정 움직임에 또 한번의 도화선으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다.

부산지방법원은 최근 D대학병원에서 심장수술을 받은 후 영구 성대장애를 입은 P씨가 해당 병원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31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법원은 "의료진이 수술시 성대손상의 우려를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최선의 조치를 취했다고 보기 어려운 만큼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시했다.

이번 판결에서 주목할 점은 바로 법원이 원고측에 입증책임을 지우는 일반 민사소송의 통념을 깨고 일반인의 상식적 수준에서 판결을 내렸다는 점이다.

부산지법은 "의료행위는 고도의 전문적 지식을 필요로 하는 분야인 만큼 환자측이 의사의 과실을 입증한다는 것은 극히 어려운 일"이라고 밝혔다.

법원은 "의료사고가 발생한 경우 일반인의 상식에 바탕을 둔 의료과실의 인과관계를 추정해 손해배상책임을 지울 수 있도록 입증책임을 완화하는 것이 공평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원고 P씨는 지난 2005년 D대학병원에서 동맥관 폐쇄술을 받은 직후 쉰 목소리를 호소했고 결국 성대마비로 진단을 받으면서 병원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다.

P씨의 질환은 동맥관 개존증으로, 출생 후 자연폐쇄 되어야 할 태아의 동맥관이 폐쇄되지 않고 여전히 잔존해 있는 선천성 심질환이다.

D대학병원 의료진은 P씨의 동맥관 개존증 치료를 위해 동맥관 폐쇄술을 실시했고 그 과정에서 좌측 성대를 지배하는 신경을 잘못 건드려 성대마비를 유발시켰다.

병원 측은 "원고의 성대마비는 통상적인 의학수준에 비춰 불가피한 것으로, 의료진의 과실로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법원은 "의료진이 그 가능성을 인지하고 있었다면 수술시 너무 깊게 봉합사를 뜨지 않는 등 신경손상을 피하기 위해 더욱 주의를 기울였어야 한다"며 피고측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특히 "일반인의 상식수준에서는 심장수술과 성대손상의 인과관계를 이해할 수 없을 것"이라며 "공평한 판결을 위해 원고의 입증책임을 완화하는게 마땅하다"고 밝혔다.
박대진기자 djpark@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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