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의 약 절반은 암을 비롯한 여러 만성질환을 예방하기 위해 비타민을 섭취한다고 알려져 있다. 과거에는 암예방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었지만 최근들어 긍정적인 효과를 주지 못한다는 결과가 잇달아 보고되고 있다.
미국 브리검여성병원 마이클 가지아노(J. Michael Gaziano) 교수가 실시한 대규모 무작위 연구에 따르면 비타민E, C를 오래 복용해도 전립선암 등을 비롯한 각종 암의 위험은 줄어들지 않는다고 JAMA에 보고했다.
그동안 항산화작용을 가진 비타민E와 C는 암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일부 연구결과에서 입증됐었다.
하지만 이를 확인하기 위해 실시된 무작위 시험에서 일관된 결과가 나오지 않았으며, 그나마 비타민과 암 발병의 관련성을 다룬 신뢰할만한 시험은 거의 없었다.
가지아노 교수는 중고령층 남성에 대한 장기적인 비타민E와 C의 복용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기 위해 무작위 이중맹검시험인 Physicians Health Study II (PHS II)을 실시했다.
먼저 보고된 심혈관 사고에 대한 분석 결과에 따르면 비타민E와 C에는 심혈관질환 억제 효과가 없음이 확인됐다. 이번에는 전립선암과 각 암에 초점을 맞춰 자료를 분석했다.
PHS II의 등록대상은 50세 이상 미국 남성의사 1만 4641명 (평균 64.3세). 그 중 1,307명(8.9%)이 암 기왕력을 갖고 있었다.
비타민E(격일 400IU)와 비타민C(1일 500mg), β카로틴(격일 50mg), 멀티비타민(매일 사용)을 각각 위약과 비교했다.
β카로틴은 2003년 별다른 효과가 없다고 보고됐으며 멀티비타민은 데이터안전성감시위원회의 권고로 현재 효과를 확인 중이다.
비타민E와 C에 대한 시험은 1997년에 시작해 2007년 8월 31일 치료와 추적을 마쳤다.
3,656명을 비타민E+비타민C, 3,656명을 비타민E+비타민C 위약, 3,673명을 비타민E 위약+비타민C, 3,653명을 비타민E 위약+비타민C 위약으로 배정했다.
주요 결과 지표는 전립선암과 각종 암(멜라노마 이외의 피부암 제외)으로 정했다. 평균 추적기간은 8년(중앙치 7.6년), 11만 7,711인년 추적했다.
자가신고에 근거해 복약준수율을 평가한 결과, 약 3분의 2 이상 복용한 군은 배정 4년째 비타민E군 78%, 위약군 77% (p=0.12), 추적조사 종료시에는 각각 72%와 70%(p=0.004)였다.
비타민C군은 4년째에 개입군, 위약군 모두 78%(p=0.99), 추적조사 종료시에는 모두 71%(p=0.54)였다.
배정 약물 이외에 1년간 31일 이상 비타민E를 복용한 남성은 비타민E군 3.2%, 위약군 3.1%(p>0.05 차이없음)였다.
마찬가지로 배정 약물 이외에 비타민C를 섭취한 남성은 비타민C군 3.8%, 위약군 4.4%였다 (p>0.05 차이없음).
비타민E군의 추적기간 중 사망은 1,661명. 전립선암으로 확인된 환자는 1,008 명, 다른 암은 1,943명이었다.
추적조사 결과, 비타민E는 전립선암 위험을 억제시키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1천인년 당 발병률은 비타민E군이 9.1, 위약군이 9.5, 위험비는 0.97(95% 신뢰구간 0.85-1.09, p=0.58)로 유의차가 없었다.
신체 부위에 따라 암에 미치는 비타민E의 영향도 평가해 보았다. 그 결과, 대장암(위험비 0.88,0.64-1.19, p=0.40), 폐암 (0.89,0.60-1.31, p=0.55) 방광암(1.21, 0.76-1.94, p=0.43), 췌장암(1.14, 0.67-1.93, p=0.63)에서 차이가 없었다.
비타민E는 총사망(위험비 1.08, 0.98-1.19, p=0.13) 또는 암 사망(1.13, 0.95-1.34, p=0.16)에도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했다.
베이스라인 당시의 암 기왕력, 전립선암 위험인자, 이 시험에서 채택된 다른 시험약물의 영향 등에 대해서도 검토했으나, 비타민E는 여전히 암을 예방하지 못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암 예방 효과를 얻으려면 장기간 복용해야 한다는 가설도 있지만 이번 연구에서는 투여시작 4년, 6년 후에도 비타민E의 효과는 나타나지 않았다.
비타민C 역시 유의한 영향이 없었다. 1천인년 당 전립선암 발병률은 비타민C군이 9.4, 위약군이 9.2, 위험비는 1.02(0.90-1.15, p=0.80). 모든 암에 대해서도 17.6과 17.5이고 위험비는 1.01이었다(0.92-1.10, p=0.86).
암 부위별 비타민C의 영향을 평가한 결과, 대장암(위험비 0.86, 0.63-1.17, p=0.35), 폐암(0.95, 0.64-1.39, p=0.78), 방광암(0.85, 0.53-1.36, p=0.49), 췌장암(0.97, 0.57-1.64, p=0.91)으로 차이가 없었다.
총사망(1.07, 0.97-1.18, p=0.17), 암사망(1.06, 0.89-1.25, p=0.53)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였다. 비타민E의 경우처럼 베이스라인 암 기왕력, 전립선암 위험인자, 이 시험에서 이용된 다른 시험 약물의 영향 등에 대해서도 검토했으나, 비타민C 효과가 나타난 군은 없었다. 역시 투여기간이 4년이나 6년이 지나도 결과에 별다른 영향을 보이지 않았다.
또한 비타민E와 비타민C를 모두 투여받은 군에서도 여러 암, 전립선암, 대장암, 폐암의 위험이 감소되지는 않았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결과를 근거로 “암을 예방하기 위해 중고령층 남성에게 비타민E와 C를 복용하도록 추천하기는 어렵다”고 결론내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