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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첩]죄라면 공부잘해서 의대왔는데 미래가…
[ 2009년 01월 14일 21시 58분 ]
며칠 전 야당 국회의원실 관계자와 젊은 의사 2명이 자리를 함께했다. 저녁식사를 겸해 얼굴을 익히는 자리였지만 분위기는 사뭇 진지했다.

이 날 자리에서는 건강보험 수가를 비롯해 의사 자율징계권, 의료전달 체계, 주치의 제도, 의료관광 활성화 등 의료계 현안에 대한 의견교환이 이뤄졌다.

의사 집단의 위상 변화와 개원가의 어려움 같은 속깊은 이야기도 오갔다. 사안에 따라 이견을 보였지만, 공감하는 부문이 더 많았다.

동석한 젊은 의사 2명은 규제 정책의 불합리성을 조목조목 설명했다. 일부 사안에 대해서는 대안까지 제시하는 전문성을 보였다.

소위 '색깔이 다르다'라는 야당과의 만남에 고개를 갸우뚱하거나 혀를 차는 선배 의사들이 있을지 모르겠다. 그러나 바쁜 시간을 쪼개 소통의 창구를 넓히려는 젊은 의사들의 노력은 의료계로서 반가운 일이다.

짚고 넘어갈 것은 현재 젊은 의사들의 상대적 박탈감이 기성세대(旣成世代)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이상이라는 점이다. 의료계를 짊어질 영(Young)맨들의 고민이 깊다는 측면에서 선배 의사들도 책임을 벗어날 수 없을 듯싶다.

한 젊은 의사는 야당 관계자에게 "요즘 젊은 의사들은 정말 미래가 없다. 그저 죄가 있다면 공부 잘해서 의과대학에 진학한 것뿐"이라고 말했다.

최근 이슈화된 기피 진료과목 전공의 수급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미래가 없는 데 무작정 뛰어들라면 설득력이 있나요?", "흉부외과에서 4년을 수련하고 하지정맥류 하는 선배들을 보면 겁부터 납니다."

좋은 시절을 보낸 선배들을 부러워하지 않지만, 급격한 환경 변화에 어려움이 많다고 했다. 물론 속내를 들여다보면 경제적인 이유가 존재하기도 한다.

이른바 30·35나 35(토요일 야간당직 비용)·40(일요일 당직 비용)을 위해 불법을 감수하는 젊은 의사들이 여전한 것도 그래서다.

젊은 의사를 절망하게 하는 것은 "더 나은 미래를 기약하기 어렵기 때문"이라는 말도 나온다. 경제적 이유와 무관하게 역할 모델의 실종은 이미 시작됐다는 것이다.

어려움을 야당 의원실에 토로하기에 앞서 선배들에게 전할 소통 구조가 있는지도 되짚어볼 대목이다. 젊은 의사들에게 필요한 것은 "우리 때는 더했다. 요즘 젊은 사람들은 끈기가 부족하다"라는 핀잔이 아니라 먼저 손 내밀어 줄 기성세대의 포용력이 아닌지 싶다.
음상준기자 esj1147@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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