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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심부 자극술로 간질환자에 새 희망 전파"
[ 2009년 01월 18일 21시 58분 ]
“머지않아 미국 FDA가 뇌심부 자극술을 승인해 줄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된다면 간질로 고생하고 있는 환자들에게 보다 많은 선택의 기회를 줄 수 있게 될 것입니다.”

뇌심부 자극술(Deep Brain stimulation, DBS)의 손꼽히는 세계적 권위자이자 이를 통한 간질치료를 국내에서 처음 시행한 가톨릭대학교 여의도성모병원 이경진 교수(신경외과)[사진]가 기자와 만난 후 나눈 첫마디다.

뇌심부 자극술은 환자의 머리를 열지 않고 대뇌 시상전핵과 하핵에 전극을 삽입해 미세한 전기를 흘려 신경세포를 자극함으로써 경련(발작)을 억제 시키는 시술이다.

2002년 이 교수가 국내에 이 시술을 선보이기 이전에 미국ㆍ프랑스 선진국에서 시술 결과가 보고되긴 했지만 세계적으로는 불과 3~5개 의료기관에서 시술결과를 보고했을 정도로 드문 방법이다.

이 교수는 “우연한 기회에 2000년 해외학회에 참석했다가 뇌심부 자극술을 통한 간질치료에 관한 발표를 듣고 국내에서도 해볼 만하다”고 느꼈다. 이는 오랫동안 이 분야에서 꾸준한 연구를 해온 자신감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오랜 준비 끝에 적용된 그의 시술은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 2002년 10월 발작증세가 심한 환자를 대상으로 뇌심부 자극술을 시술하고 성공을 거둔 것이다.

이 교수는 “이 환자에게 시술 후 1년2개월 동안 살펴본 결과 경련 발생 빈도가 85%나 호전되고 항경련 약의 복용도 50%나 줄어드는 효과를 보였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이후 현재까지 32명의 환자가 뇌심부 자극술을 받았고 지난해에만 12명의 환자가 간질을 치료하기 위해 이 교수를 신뢰했다.

결과는 매우 좋았다. 이 교수는 “고등학교 친구의 아들 녀석에게도 이 시술을 권하고 실제 큰 효과도 거뒀다”며 “13명의 환자를 지켜본 결과 73% 이상 경련 발생 빈도가 줄었다”고 밝혔다.

이는 미국 내 17개 센터에서 110명의 간질 환자를 대상으로 뇌심부 자극술 시술한 후 13개월간 지켜본 결과 40%의 환자가 50%이상의 경련 발생 빈도가 준 것보다 나은 성적이다.

하지만 이러한 시술이 모든 간질 환자에게 적용시킬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는 “외과적 수술방법인 만큼 항경련 약의 복용으로도 상태 호전을 기대하기 힘든 20%의 환자에게 제한적으로 시술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국내에서 보험은 적용되고 있지만 아직 FDA의 공식 승인을 받지 못했다는 점도 환자나 그에게는 부담이다. 이 때문에 그는 환자의 상태나 치료한 데이터를 모으고 국내외 학술지에 논문을 게재하느라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더 많은 학자와 학생들이 이 시술에 관한 정보를 공유하기 위해 신경학과 교과서에 관련 내용도 실을 예정이다. 모두 환자가 조금 더 나은 삶을 살게 해주겠다는 생각에서다.

이경진 교수는 “이 시술로 간질이 완전히 낫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발작 빈도나 항경련 약의 복용량이 줄어드는 만큼 일상생활에서 삶의 질도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아직 갈길이 멀다. 비교적 최근에 도입된 수술인 만큼 적응증과 관련한 사례가 더 많이 필요하고 어떠한 간질 증세에 더 효과적인지 연구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그래도 그는 희망에 부풀어 있다. 3평 남짓한 공간에서 연구 자료와 씨름하느라 바쁜 나날을 보내지만 뇌심부 자극술로 국내 간질 환자에게 새로운 희망을 주겠다는 기대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김수성기자 sskim@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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