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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 더하고 색상 입히면 X-ray도 예술"
[ 2009년 01월 27일 21시 55분 ]
의료기기하면 생소한 일반인에게도 낯익은 이름 X-ray. 속내가 훤히 드러난 것 마냥 안쓰럽기 그지없는 X-ray 사진이 한 의대 교수의 손을 거치면 예술로 거듭난다.

주인공은 바로 국내에서 ‘X-ray Art’로 이름난 강남세브란스병원 정태섭 교수. 최근 정 교수는 네이버 ‘오늘의 과학’이란 코너를 통해 일반인들에게도 톡톡히 유명세를 치르고 있다.

정 교수는 “X-ray에 감성을 입혀 누구나 아름답다고 느낄 수 있게 하는 것, 그것이 바로 X-ray Art”라고 설명한다.

1995년 가족사진을 X-ray로 찍어 화제를 모았던 정태섭 교수. 그의 초기 작품은 주로 자신과 가족들을 대상으로 했다. 우리가 흔히 병원에서 볼 수 있던 투박한 X-ray를 가족사진으로 전환시킨 작품은 발상 자체가 창의적이었던 새로운 시도였다.

“일반인들이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주시면서 사진을 찍어달라는 요청이 가끔씩 있었다”고 설명하는 정 교수는 번번이 거절해야만 했다고 한다.

방사선을 다룬 작업인 만큼 전문가인 자신이나 자신이 책임지고 관리할 수 있는 가족이외에는 부담스러웠기 때문이다.

그 탓일까. 정 교수는 최근 들어 꽃이나 과일, 혹은 자신이 수집한 물건들을 찍기 시작했다.

작업방식에도 변화가 있었다. 처음에는 단조로웠던 X-ray 사진에 디지털작업으로 색을 입히고 살갗도 같이 나오는 기법을 개발했다. 모든 것이 정 교수에게는 새로운 시도였고 어려웠지만 즐거웠다.

정 교수는 “바쁜 일상 중에 촬영에서부터 포토샵 작업, 인화까지 모두 직접 하느라 무척 힘들었다”고 지나온 과거를 설명했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 남의 손을 빌리지 않으려는 그만의 고집 때문이다.

그 탓에 힘이 드는 것만은 여전하다. 의사로서, 교수로서 바쁜 일상을 보내야하는 까닭에 온전히 작품에만 매달릴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도 정 교수가 뚝심을 보이는 곳은 다양하다. 연구실 곳곳에 쌓인 각종 광학기구들은 물론이고 우표, 옛날 화폐 등 그가 좋아하는 것들이 다양하다. 그리고 좋아하기를 넘어 전문가가 되고자 한다.

어렸을 적부터 취미였던 수집이 이제는 작품의 소재가 되어 영감을 준다는 정 교수. 그의 시선이 X-ray 마냥 사물을 꿰뚫고 본질을 끌어내는 듯하다.

정 교수의 X-ray art는 이제 미술계에서도 인정을 받고 있다. 2007년 개인전을 열기까지 한 정 교수는 이제는 단체전에도 단골손님이다.

이 뿐만이 아니다. 그의 작품은 2010년도 중학교의 미술교과서의 빛과 시간이란 단원에 백남준의 작품과 나란히 소개될 예정이다. 'X-ray Art'가 미술의 한 영역으로 완전히 녹아든 셈이다.

정 교수는 데일리메디와 만난 자리를 정리하면서 젊은 의사들에게 이렇게 당부했다.

“의사들은 저마다의 고유성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자신의 영역을 만들어간다. 그러나 그만큼 자신의 삶은 고립되거나 획일화되기도 쉬운 게 사실이다. 다양한 취미를 가지고 자기의 영역과 접목시켜 나간다면 새로운 삶이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으면 한다.”

정 교수는 "벽면을 가득 메운 담쟁이 넝쿨을 찍은 그의 작품처럼 후배들이 뻗어 나가는 길 또한 다양했으면 한다"고 바람을 전했다.
김수성기자 sskim@dailymed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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