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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 죽음보다 더 끔찍한건 의사의 침묵"
[ 2009년 01월 28일 21시 57분 ]
의료사고가 발생하면 환자와 의사 모두에게 커다란 고통을 안겨준다. 더욱이 환자의 죽음은 법적 공방이 불가피한 갈등의 최고점으로 치닫거나 파국을 맞기도 한다.
의료행위 특성상 그 원인을 쉽게 단정하기 어렵고 환자와 의료진의 감정은 이성보다 분노와 갈등에 초점이 맞혀지는 것이 사실이다.
의료진에게 의료사고 발생은 치명상일 수밖에 없다. 거액의 보상비와 환자 감소를 감수해야 한다. 수억원을 들인 병원 문을 닫아야 하는 위기가 오기도 한다.
환자 측도 물러설 수 없는 벼랑 끝에 서 있는 기분이다. 멀쩡했던 가족이 갑작스런 죽음을 맞이하거나 회복 불능 상태에 빠졌을 때 분노가 온몸을 휘감는다. 병실을 무단으로 점거하거나 장례 거부가 이상할 것도 없다.
하지만 갈등의 최고점에서도 한 가닥 희망은 있다. 바로 대화이다.
장경원 한국보건산업진흥원 해외사업센터장은 "의료사고를 연구하다 보면 갈등의 열쇠가 결국 환자와 의료진의 원만한 대화였다. 책임 소재를 우려해 대화를 거부하는 일이 많지만 이는 결코 도움이 못 된다"라고 말했다.
최근 의료사고로 아들을 잃은 김모 씨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그가 가슴에 묻은 아들은 지난 2007년 부천을 떠들썩하게 했던 부천대성병원 김진현 전 하사(치질수술 중 사망)이다. 고인을 집도했던 마취과 전문의 A 씨와 외과 전문의 B 씨는 각각 금고 8월, 금고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기도 했다.
유족과 의료진 양측은 항소를 결정한 상태여서 지루한 법적 공방이 불가피하다.
김 전 하사의 부친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의사들에게 꼭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했다. 그가 강조한 것은 바로 '대화'였다.
김 씨는 "유족을 절망하게 한 것은 아들의 죽음뿐이 아니다. 더 끔찍했던 것은 사고 발생 직후 고압적인 태도로 일관한 의사의 차가운 마음이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황당하게 자식 잃은 애끓는 부모마음 그 누가 알련만 그 분(해당 의료진)이 따뜻한 위로의 말 한마디만 전했다면 이렇게까지 갈등을 겪지 않았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의료사고 시 의료진도 큰 혼란을 겪겠지만, 환자와 그 보호자들과 대화하는 것이 갈등이 최소화하는 길이라고 했다.
김 씨는 "돌아올 수 없는 강이라면 의사에게 인간적인 면을 기대하는 것이 어쩔 수 없는 환자의 마음인 것 같다. 따듯한 위로가 예상치 못한 문제를 해결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의료진의 노고를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전문지식이 부족한 환자와 그 가족의 불안감은 상상을 초월한다"며 "지난 시간 동안 서로에게 상처만 남긴 것 같다. 충분히 대화했다면 갈등이 적었을 것으로 확신한다. 그러지 못해 지금의 법적 공방이 더 길어지는 것 같다"라고 수차례 말했다.
음상준기자 esj1147@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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