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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성 사라진 의대교육 문제 있다"
[ 2009년 01월 30일 22시 30분 ]
“사회가 필요로 하는 의사가 아닌, 수요에 의한 병원인력을 양성하는 코스로 전락한 현 의료교육제도는 분명 문제가 있다. 공공성에 기초한 인력 계획을 다시 수립해야 한다.”

의료인로서의 진정한 가치를 부르짖는 젊은 의사의 목소리는 미세하게 떨렸다.

‘잠 좀 자자, 밥 좀 먹자: 보건의료, 교육을 바꾸자’는 다소 발칙해 보이는 타이틀로 30일 서울대 보건대학원에서 열린 2009 보건의료진보포럼 강연에서 나온 말이다.

강연을 맡은 가천의대 예방의학교실 임준 교수[사진]는 “국내 대부분의 의과대학은 1990년대 이후 설립되기 시작했다”며 “이는 의료보험체계가 등장하면서 병원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함에 따라 3차병원 등 대형병원에서 인력난이 발생, 의대가 우후죽순으로 생겨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작부터 병원의 필요, 즉 구매력에 따라 인력을 양성하는 교육과정이 되면서 지역 간 불균형 및 전문과목별 불균형이 심화될 수밖에 없었다는 것.

임준 교수는 “드라마 <종합병원>을 보고 '아, 나도 외과의사가 되고 싶다'고 결심하는 의대생은 없을 것”이라며 “이런 세태는 그간 의료행위의 공공성을 무시하고 자본 또는 현실 수요 목적으로 의료인을 양성한 결과”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그는 “의과대학의 미션과 핵심기능은 무엇보다 지역사회의 요구와 일치해야 한다”며 서비스·술기 중심 기존 의학교육의 한계를 극복하는 의사의 사회적 역할을 강조했다. ‘Health for All(모든 인류에게 건강을)’의 기본 정신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것.

그는 강의시간은 축소하고 PBL, SDL, SGL, tutorial로 진행하면서 인문학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하버드 의과대학 등 외국 명문대학의 커리큘럼을 예로 들면서 “외국에서 방법론만 따온 임상실습의 목표부터 바로 세우고 상방향적 의료전달체계만 내세우는 현 실습구조는 지양해야 할 것”이라고 못 박았다.

또한 개선을 위해 선행돼야 할 교육시간 한계 극복방안을 묻는 한 학생의 질문에 임 교수는 "모든 질병, 검사, 술기를 배워야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지나치게 긴 세월을 낭비하는 현 교육과정을 대폭 축소하고 지역사회에 필요한 1차 보건의료인력을 강화하는 커리큘럼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잘못된 것을 바로잡으려는 의대생들의 적극적인 문제 제기와 참여의식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정치적 맥락에 관심을 가질 것을 촉구했다.

임 교수는 진보신당 건준모(건강위원회를 준비하는 당원모임) 대표를 맡고 있는 ‘행동파 의사’로 알려져 있다.
이은빈기자 cucici@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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