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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부그림도 시대에 따라 달라져야"
[ 2009년 02월 01일 12시 36분 ]
예술작품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다.

세밀한 묘사가 인상적인 화폭아래 붙여진 ‘윗배의 혈관’ ‘머리뼈 바닥의 바깥면’ ‘오른심실’ 등의 작품명이 눈에 띈다. 연세대학교 치과대학 해부학 윤관현 외래교수[사진]는 이를 ‘해부그림(Medical Illustration)’이라고 소개했다. (그림 上: 아래턱신경, 下: 입술주위근육, 뒷면)

한양대학교 의과대학에서 해부학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윤 작가는 원래 홍익대학교 회화과를 졸업한 아티스트였다. 졸업 후 해부학을 소재로 한 작품을 준비하면서 연세대 의대에서 해부학교실 미술조교를 뽑는다는 공고를 보고 ‘우연히’ 발을 담근 것이 이 분야에 입문한 계기가 됐다.

“5년 약정으로 조교 일을 시작했어요. 처음에는 해부학을 공부하기 시작한지 1년 정도 됐을 때 더 이상 배울 게 없다고 생각했죠. 그런데 3년 정도 되니까 몸의 구조가 입체적으로 그려지기 시작했어요.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 있잖아요.”

윤 작가는 해부학이야말로 의학공부를 하기 위한 가장 기초가 되는 학문이라고 단언한다.

“해부학이라고 하면 아무래도 ‘옛날 학문’이라는 의식이 강한 것 같아요. 알파벳을 익힐 때 ABC부터 배우듯 가장 중요하면서도 기초가 되는 학문인데. 우리도 환자를 보면서도 기초를 가르칠 수 있는 유럽과 같은 시스템이 정착돼야 한다고 봐요. 그만큼 기초학문과 임상의 커뮤니케이션은 중요하니까요.”

그는 "해부학은 단순히 신체부위를 연구하는 정적인 영역이 아니기 때문에 의학 발달에 따라 해부그림도 달라져야 한다"고 말한다.

“교과서에 흔히 등장하는 고전적인 해부그림은 전문 영역에서는 각광받지 못해요. 새로운 각도로, 전문의들이 원하는 부위를 입체적으로 그려내야 하죠. 모든 과와 관련이 있지만 주로 정형외과에서 수요가 많은 편이에요.”

윤 작가는 “해외에서는 이 분야가 훨씬 세분화돼 있어 신체 한 부위만 집중적으로 다루는 전문가도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미국 존스홉킨스 의과대학, 캐나다 토론토 의과대학 등에서는 대학원 전공 세분화로 관련 과정이 마련돼 있다.

한국에서 해부그림 영역은 아직 걸음마 단계다. 윤 작가는 현재 메디컬 일러스트레이터 공동그룹인 메드아트(MEDART) 소속으로 2명의 동료들과 함께 일하고 있다.

그는 “앞으로 점차 두경부쪽 작업에 집중하면서 전문성을 강화할 생각이에요. 외국에서도 아직 나오지 않은 경쟁력 있는 작품으로 승부하고 싶습니다.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건, 해부학을 앞으로 계속 공부하겠다는 제 의지의 표현”이라고 장차 포부를 피력했다.

윤관현 작가와 이재하 사진작가의 그간 작품을 한눈에 볼 수 있는 '해부그림 사진전'은 2월 13일(금)까지 국립의료원 NMC미술관에서 열린다.
이은빈기자 cucici@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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