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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의사들의 후회와 부러움 '韓 로봇수술'
[ 2009년 02월 04일 21시 57분 ]
한국에 있어 일본은 항상 ‘미래형’에 가깝다. 지리적으로는 가깝고 정서상으로는 먼 나라지만 배워야 하고 따라가서 궁극적으로는 극복해야 할 대상임은 분명한 현실이다.

항상 몇 발짝 앞서있는 일본. 그런 일본의 선진화된 문물을 한국은 부지런히 뒤따라왔다. 법제가 그랬고, 문화, 경제 등 사회 전(全) 분야를 망라한다. 임상의학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고 해도 무방하다.

그러나 혁신적인 술기를 발 빠르게 시행, 수술 패러다임 변화를 선도해 나가며 일본은 물론 세계 의료강국의 집중적인 이목을 받고 있는 분야가 있다. 압도적인 수술 건수와 광범위한 질환 적용 사례가 소개되면서 ‘떠오르는 로봇 강국’으로 평가받고 있는 한국의 로봇수술이 바로 그 것이다.

고대 안암병원 대장항문외과 김선한 교수[사진]. 자타가 공인하는 세계 최고의 대장·직장암 로봇수술맨인 그가 4일 지난해 경험한 일화를 소개했다. 대장항문학회 연수강좌에서 한 참석 의사로부터 받은 질문이었다.

요지는 “예로부터 한국 임상의학은 일본을 모방하던 경향이 있는데, 일본도 하지 않는 로봇술기가 요즘 한국에서 ‘너무’ 앞서나가는 것 아니냐”였다.

김 교수는 “‘너무’ 앞서나간다는 뼈 있는 칭찬(?)에 몇 가지 언급을 해주고 싶었지만 당시 연수강좌 사정상 답변을 생략할 수밖에 없었다”며 그 때의 입장을 담은 부연설명을 기자에게 털어놨다.

‘신중하고 꼼꼼한’ 국민성으로 유명한 일본은 완수까지 몇 년이 소요되는 '로봇프로젝트'를 차분히 진행 중에 있다. 이는 미국서 개발된 다빈치 로봇수술 기기에서 발견된 일부 결점을 보완, 최신 로봇을 출시해 전 세계적으로 '기기와 술기'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다는 야심찬 계획이었다.

그러나 한국에 로봇수술이 도입되면서 세브란스병원이 한 해 로봇수술 1000례를 돌파하고 고대의 단단계 술기(김선한 교수 정립)가 세계적인 명성을 얻는 등 괄목할만한 성장세를 보이자, 일본은 돌연 작년 말부터 지침을 바꿨다. 소극적 접근에서 적극적인 공세에 나선 것이다.

김선한 교수는 "지금 일본에서는 우리를 매우 배 아파한다. 한국이 이렇게 단기적으로 효율적인 다빈치 술기를 확산시키리라고는 생각을 못했기 때문"이라며 "더 늦기전에 뛰어들어야 한다는 분위기로 전환됐다"고 말했다.

실제로 일본은 오는 4월 일본외과학회 세미나에 김선한 교수를 비롯 한국의 로봇수술 전문가를 초청, 발달된 술기와 관련동향 정보를 얻을 예정이다. 앞서 지난해 김선한 교수는 초빙 특강차 2번이나 일본에 갔다 왔고 일본 교토대 의료진 등이 로봇수술 견학차 안암병원에 다녀갔다.

김 교수는 "속을 터놓고 지내는 친한 일본 의사가 말하기를 일본 의사들 사이에서 ‘로봇수술이 좀 늦었다’는 자각과 함께 앞선 한국을 부러워하는 심리가 팽배해 있다"고 소개했다. 이 대목에서 김 교수는 "통쾌하다"는 표현을 쓸 정도로 뿌듯함을 피력했다.

역전이 주는 쾌감이란 이런 것일까. 최근 극심한 경영위기에 직면한 ‘일본의 자존심’ 소니가 삼성전자의 사업 모델을 배우기 위해 사내 포럼을 개최하고 있다는 뉴스가 아른거리는 순간이었다.
이은빈기자 cucici@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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