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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첩]한방병원과 의대 교수
[ 2009년 02월 09일 22시 00분 ]
최근 기사 관련 항의전화를 받았다. 본지 이담(e-談)에 올린 ‘한방병원에 모친 입원시킨 의대교수’란 가십기사에 관한 내용이었다.
기자는 기사에서 “근래 서울의 모 대학병원 교수가 구안와사(안면마비) 증세를 보이는 자신의 어머니를 한방병원에 입원시킨 것으로 확인, 치료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궁금”하다고 썼다.
이에 대한의사협회 의료일원화특별위원회 간사이자 신경과 전문의라고 밝힌 J모씨는 불쾌함을 드러내며 당사자인 의대 교수의 이름과 소속 병원을 물었다.
기자가 취재원 보호 차원에서 알려줄 수 없다고 밝히자 그는 “그 의대교수가 어머니를 왜 한방병원에 입원시켰는지 이유를 아느냐”면서 “그 의대교수 집안에 한의사 형제가 있는지 없는지는 알고 있냐”고 쏘아댔다.
서양의학을 공부한 사람은 절대로 가족에게 한방치료를 권하지 않을 거란 주장이었다. 그는 “이 기사가 한방의 우수성을 주장하는 근거가 될 수 있다”며 거듭 항의했다.
물론 이 기사가 흥미로운 논란거리가 될 수 있다는 건 예상했다. 그러나 의료일원화특별위원회는 생각 이상으로 예민하게 날을 세웠다. 너무 민감하게 나오니 오히려 ‘현대의학에 그렇게 자신 없나?’란 생각마저 들었다.
해당 기사는 가십기사로 의료계 뒷이야기를 가볍고 재미있게 푸는데 초점을 맞췄다. 일부러 일부 사실만 제시한 기사이기에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다.
의사가 한방 침 치료의 효과를 인정했다고 볼 수 있는 반면, 한의사가 양방병원에 가족을 입원시킨 경우에 비해 희소성을 띠므로 기사화됐다고 풀이할 수 있다. 또 의대교수가 부모님의 뜻을 따른 것이라고 단순하게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지금처럼 ‘서양의학만 절대적으로 옳다’, ‘똘똘 뭉쳐 한방을 몰아내자’, ‘한방에 우호적인 의사는 발본색원해 마녀사냥을 해야 한다’는 발상은 위험하지 않을까 한다.
비록 현대의학이 전통의학에 비해 과학적 근거를 밝히고 효과를 입증하는데 월등하지만, 그렇다고 전통의학이 수천 년간 우리 사회에 일조한 부분을 무시할 수는 없는 것이다.
‘내가 하면 의술이고 네가 하면 무당 짓’이란 잣대로 줄곧 전통의학의 존재 가치 자체를 무시하고 폄하한다면 의료일원화 주장에 거부감을 느껴 색안경을 끼고 지켜보는 이가 늘 수 있다. 진정 ‘국민에게 좋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최우선’인지, 내 밥그릇 사수와 남의 밥그릇 뺏기에 더 열중하는 것은 아닌지 자문해 봐야 할 것이다.
그리고 한 가지 더, 타인과의 소통을 주문하고 싶다. 내부 의견을 듣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나와 다른 상대에 대한 이해, 실제 환자들이 갖고 있는 생각을 듣는 연습 역시 필요하다. 언제까지 ‘예수님 외에 다른 신은 없다’면서 ‘교회 안가면 지옥 간다’는 일방적 주장만 강요할 텐가. 씁쓸함을 지울 수 없었다.
이주연기자 gold@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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