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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醫師)' 포기한 연세의대 수석 졸업생
[ 2009년 02월 15일 22시 00분 ]
의과대학을 졸업하는 대부분의 학생들은 수련과정을 거치기 위해 인턴을 지원하지만 올해 연세의대를 수석 졸업한 최지헌 씨(26세)
[사진]
는 인턴을 지원하지 않고 의사의 길을 포기했다.
우수한 성적으로 의대를 졸업해 앞으로 탄탄대로가 펼쳐졌음에도 최지헌 씨는 전공을 살리지 않고 의사의 길을 포기한 것이다.
수석졸업자 최지헌 씨는 14일 데일리메디와의 인터뷰를 통해 “법률을 공부해 의과학 분야에서 발생하는 인권 문제를 합리적으로 규율할 수 있는 국제법적 대안을 만드는데 기여하고 싶다”면서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에 진학했다”고 인턴 포기 이유를 밝혔다.
최 씨는 “다른 동기들이 신체적 아픔을 겪는 환자들을 돕기 위해 특정 임상과목을 전공하는 것과 같이 저 역시 사회적 아픔을 겪는 분들을 돕기 위해 법학을 전공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의사의 길을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으로 고통을 겪는 사람들을 법률로써 치유하는 또 다른 의사의 길을 가고 있는 것”이라면서 “예과 2학년 때부터 법률에 대한 관심을 갖고 꾸준히 준비했기 때문에 우발적인 선택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최지헌 씨는 국제인권분야 특히 의과학 관련 인권문제에 관심이 많으며 인권 사각지대에 놓인 사람들을 위해 일하고 싶어 했다.
그는 “한 예로 90년대 이후 다국적기업이 약품 생산과 판매, 검증과정에까지 깊이 개입하면서 이 분야에서 많은 법적 문제들이 발생하고 있다”면서 “법을 학습하고 연구해 이에 대한 합리적 해결방안을 찾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의과학 관련 인권문제는 의료에 대한 전문 지식이 없으면 깊이 있는 접근이 어렵고, 문제를 일으킨 주체가 대개 해당 분야의 전문가들이기 때문에 사실상 인권의 사각지대라는 것이다.
최 씨에 따르면 90년대 후반 제3세계(아프리카, 태국 등)에서 시행된 AZT의 AIDS 수직감염 예방에 관한 연구 중 실험자들은 산모들 일부에 위약을 투여했는데, 이는 이미 특정 방식의 AZT 투여가 수직감염을 예방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던 상황임에도 수많은 산모와 그 아이들의 생명을 포기했다.
그럼에도 해당 국가들은 경제적 이유 때문에 이러한 행위에 대해 침묵했고 인간생명에 관한 부분에서까지 경제적 가치가 우선시되고 지적 재산권 보호가 무한정 용인되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최 씨는 “기본적 권리에 침해가 있는 경우에는 경제적 권리에 한계를 설정해 균형을 맞추고 인권을 보호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 씨는 “이경환 변호사의 ‘법을 다루는 사람은 국민을 먼저 생각할 줄 알아야 한다’는 말과 이선애 변호사의 ‘법률가들은 인권구제를 위해 선의의 경쟁을 하고 있다’는 말에 감동을 받고 확신을 가졌다”고 말했다.
그는 이미 예과 2학년 때부터 전우택 교수(의학교육과)와 이경환 변호사(법무법인 화우)의 배려로 2006년~ 2008년 방학기간 동안 틈틈이 법무법인에서 준비서면 작성과 재판절차 등 실무를 학습하고 개별사건에 대한 토론과 실제 재판 참관 등 다양한 법률 사무경험도 마쳤다.
앞으로 의과학과 관련된 인권문제에서 최지헌 씨의 활약을 기대해 본다.
김도경기자 kimdo@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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