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현실적 수가, 신음하는 의사들[下] 일방통행식 계약, 균형감 상실은 오래사라진 계약, 고시만 존재할뿐의료계는 현 수가계약이 건강보험 계약자인 공단과 의료공급자인 의료기관의 협상에 의한 계약이 아닌 일방적 통보에 의한 고시로 전락했다며 볼멘소리를 내고 있다.
작금의 상황을 초래한 핵심은 바로 수가계약 과정에 관여하는 두 개의 심의기구 구성에 있다고 의료계는 입을 모은다.
의료계가 문제의 온상으로 지목하고 있는 기구는 건강보험 재정운영위원회와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건강보험 재정운영위원회는 국민건강보험법 31조에 요양급여비용의 계약 및 보험료의 결손처분 등 보험재정과 관련된 사항을 심의·의결하기 위한 법적 기구이다.
특히 공단 이사장이 의료계 대표와 보험수가 계약을 체결하는 때에는 재정위의 심의의결을 거치도록 하고 있어 보험수가를 결정하는데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다시 말해 재정위는 보험재정을 부담하는 건강보험의 가입자들로 구성, 보험재정에 대한 가입자의 참여도를 높이고 재정을 감시하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의료계는 재정위가 지나치게 편파적으로 구성돼 있어 건강보험 계약자와 의료공급자의 동등한 시각적 접근이 불가능하다고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균형감 잃은 재정운영위원회국민건강보험법 제31조에 따르면 재정위원회는 직장가입자 대표 10인과 지역가입자 대표 10인, 공익대표자 10인 등 총 30명으로 구성된다.
하지만 현재의 재정위 구성은 정치적 이념이 뚜렷하거나 사회의 여러 직능을 대표하는 단체나 권력화된 시민단체로 이뤄져 있다고 의료계는 불만을 터뜨린다.
시민단체들은 관료화와 권력화의 위험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 없는 만큼 가입자 대표기구로서의 객관성을 확신할 수 없다는게 의료계가 갖고 있는 견해다.
때문에 의료계는 시민패널제도 도입과 독립성 확보 등 재정위의 재구성 내지는 새로운 개념의 운영 방식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재정위 구성과 조직에서 가입자 대표가 독립되면 수가계약은 보험자와 공급자가 이해상충의 대립각을 세우다 끝내 결렬되고 마는 과정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는게 의료계의 주장이다.
즉, 과학적인 자료에 근거한 합리적인 주장을 펼침으로써 가입자 대표들을 설득하고 가입자 대표는 보험자와 공급자에게 양보를 구하는 설득의 의사소통적 행위가 펼쳐지는 과정으로 발전할 수 있다는 것.
병원계 한 인사는 가입자 대표기구의 독립만으로도 수가계약 체결의 가능성을 훨씬 높일 수 있을 것이라며 재정위의 개념을 바꿔야 한다고 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