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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김수환 추기경은 전형적인 존엄사"
[ 2009년 02월 17일 09시 14분 ]
고 김수환 추기경의 연명 치료 거부가 존엄사 사례로 법정에 제출될 전망이다.

세브란스병원을 상대로 국내 최초의 존엄사 허용 판결과 항소심 승소를 이끌어낸 법무법인 해울 신현호 변호사는 17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세브란스 병원 측이 상고할 경우, 대법원에 김 추기경의 사례를 제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현호 변호사는 “김 추기경의 사례는 최근 고등법원이 제시한 존엄사의 4가지 조건을 정확히 충족하는 전형적인 존엄사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서울고법 민사9부의 이인복 부장판사는 지난 10일 항소심판결에서 무의미한 연명치료 중단이 가능한 구체적 요건 4가지를 제시한 바 있다.

이는 환자가 회생 가능성 없이 비가역적 사망 과정에 진입한 경우, 일시적 충동이 아닌 진지하고 합리적인 본인의 의사 제시, 사망 과정 연장으로 현 상태가 유지되는 경우, 생명연장 치료중단 지시는 반드시 의사가 해야 함 등이다.

지난해 7월 노환으로 입원한 김수환 추기경은 10월 초 호흡곤란으로 위독했다가 의식을 회복한 후 가슴에 링거주사를 꽂아 영양을 공급받아왔다. 그러나 김 추기경은 의료진에게 “하느님의 뜻을 따르겠으니 무리하게 생명을 연장하지 말라”면서 영양섭취를 제외한 일체의 기계적 치료를 거부해왔다.

또한 김 추기경은 지난 2005년 한국에서 열렸던 아시아ㆍ태평양 호스피스학회에서도 “말기 환우들의 영혼과 육체,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마지막까지 지킬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호스피스 완화 의료야말로 가장 숭고한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한편, 신현호 변호사는 지난해 작고한 소설가 박경리 씨도 평소 연명치료 거부 의사를 밝혔던 점을 들어 “이렇듯 사회지도층에서 존엄사의 모범을 보이면 우리사회도 존엄사에 대한 시각이 달라지지 않을까 생각한다”면서 “아마 김 추기경의 사례가 그동안 사회적 반발을 우려해 존엄사 인정을 꺼린 재판부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주연기자 gold@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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