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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가천 길·명지병원' 부속병원 전환되나
[ 2009년 02월 18일 22시 25분 ]
성균관·가천·관동의대의 협력병원인 삼성서울·길·명지병원을 부속병원화 시키는 논의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이들 3개 대학은 10여년 전 의대 인가조건을 받으면서 의료취약 지역에 500병상 이상의 부속병원을 짓기로 약속했지만 아직까지 이행은 물론 뾰족한 대책조차 세우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교육과학기술부(이하 교과부)가 적극적인 문제 해결에 나섰다.

태도 바꾼 교과부, “약속 지킬 수 있게 최대한 돕겠다”

교과부는 ‘의료취약지역’, ‘500병상’, ‘부속병원 설립’ 등 “협의당시 조건에 쓰인 문구 그대로 정확히 이행하라”던 기존 입장과 달리 최근 “대학이 현실적으로 지킬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하면 들어주겠다”는 쪽으로 입장을 바꿨다.

교과부 관계자는 17일 “최대한 대학의 사정을 들어주면서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도와주겠다”고 밝히면서 “이는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대학에 주는 마지막 기회”라고 귀띔했다.

교과부는 지난해 12월1일 11차 신설의대부대조건심의위원회를 열고 입장을 정리, 해당대학에 “6월30일까지 조건을 이행하지 못하면 이번에는 여지없이 의대 정원의 10% 감축 조치에 들어가겠다”고 통보했다.

굳이 지정된 지역·병상 아니어도 “괜찮아!”

교과부가 최근 보이는 포용력은 과히 파격적이다.

교과부 관계자는 “굳이 지정했던 지역을 고집하지 않겠다”면서 “이전에 약속을 이행한 대학들이 있어서 어느 정도 수위를 조절하겠지만 예전처럼 다 안 된다고 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각 대학은 당시 의료취약지구로 배정받았던 마산(성균관), 인천(가천), 강릉(관동) 등이 아닌 다른 지역을 선택할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병상수와 관련해서도 “병상이 아닌 다른 것으로 대체해줄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면서 “의료취약 지역에 500병상에 해당되는 기부금을 낸다든가, 신생아실이나 중환자실을 마련한다든가 등 다양한 방안이 나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가령 성균관·가천·관동의대와 마찬가지로 아직까지 의대설립 당시 부대조건을 지키지 않은 차의과학대(구 포천중문의대)가 여기에 속한다. 차의과학대는 적극적인 태도로 교과부와 협의를 이끌었다.

경북 구미의 270병상 규모 병원을 인수해 230병상을 신설했던 차의과학대는 최근 기존 270병상의 절반을 추가로 인정받았다. 나머지 130병상에 대해서는 103병상을 증설하고 약20억원으로 27병상에 해당되는 중환자실·응급실 등의 특수시설로 대신하기로 했다.

기존 병원의 부속병원화도 “검토해보겠다”

이제 남은 것은 부속병원의 설립. 모 대학 관계자는 “지금도 협력병원에서 모든 교육이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는데, 굳이 부속병원만 고집하면서 병원을 새로 지으라 한다”면서 “500병상을 지으려면 땅 사는 것부터 기본 1000억원 이상이 드는데 만약 지어놓고 적자나면 누가 책임질 거냐”고 불만을 쏟았다.

부대조건을 정한 10여년 전과 달리, 요즘은 의료 환경이 변해 KTX나 비행기를 타고 서울로 올라오는 환자가 많아 지방병원 사정이 좋지 않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서도 교과부는 모든 것을 받아들일 준비가 된 듯하다. 부속병원을 새로 짓지 않고 기존 협력병원을 부속병원화 시키는 방안도 검토될 전망이다.

18일 “만약 성균관이 서울삼성병원을, 가천이 인천길병원을, 관동이 명지병원을 부속병원으로 전환하겠다 하면 어떻게 하겠는가”는 기자 질문에 교과부는 “불가능한 건 아니다”면서 “대학측의 공식입장이 전달되면 검토해보겠다”고 답했다.

이로써 10여년의 밀고 당기기를 통해 성균관·가천·관동의대는 교과부의 열쇠를 통째로 넘겨받은 셈이다. 이들은 이제 학교법인으로 가느냐, 의대정원을 포기하느냐를 고민하는 기로에 서있다.

신설의대가 부대조건 이행 미뤄온 진짜 이유

그동안 대학이 토로해온 불만을 다 들어주겠다며 두 팔을 걷어 부친 교과부는 아예 기존 협력병원을 부속병원으로 인정해주는 방법도 생각해보겠다고 까지 했다. 그러나 쌍수를 들어 환영할 것 같던 대학측은 오히려 난감을 표했다. 그렇게 되면 더 이상 둘러댈 변명이 없기 때문이다.

여기에 대학이 신설의대 부대조건의 이행을 미뤄온 진짜 속내가 숨어있다.

대학이 부속병원을 갖게 될 경우, 기존 의료법인에서 학교법인으로 법인형태가 전환된다. 학교법인이 되면 기존 의료법인으로 보건복지가족부 관할이었던 것들이 교과부의 관할 통제까지 받게 된다. 이는 재단이 재산과 직원을 관리하는데 깐깐한 간섭의 감시자가 늘어나는 격이다.

의료법인의 학교법인화, “재산이동 쉽지 않아”

바로 이 이유로 몇몇 대학은 재산적 여유가 있음에도 의대신설 당시 걸었던 부대조건을 이행하지 않았던 것이다.

성균관의대 어환 학장은 18일 “의료법인을 학교법인화 하는 건 법인체의 재산을 헌납하라는 것과 같은 재산의 이동이기 때문에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면서 “교과부가 융통성 있게 받아준다고 하니 조금 더 적극적으로 검토해보겠다”고 답했다.

성균관은 기존에도 강북삼성병원을 부속병원으로 전환하는 문제를 고민해봤던 것으로 보인다. 어환 학장은 “교과부가 정한 시일까지 시간이 촉박하지만 법률자문을 의뢰하고, 다른 대학들과 의견을 공유하면서 어떻게 하는 것이 가능한지를 살펴보겠다”고 했다.

관동의대 관계자도 명지병원을 부속병원화 하는 내용을 “검토해본 적이 있지만, 당시는 ‘위치가 안 맞는다’, ‘신설이 아니다’는 이유로 거절당했다”고 말했다. 가천의대 관계자 역시 “법인을 바꾸는 건 의료법인에 희생을 강요하는 건데, 이는 설립주체인 병원이 기껏 대학을 키워줬더니 ‘돈 내놔라’ 하는 격이라 눈치를 보고 있다”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이들 대학이 “최근에서야 교과부의 바뀐 생각을 전해 들었다”면서 “재단측과 다시 상의하겠다”고 입을 모으면서, 한동안 의료계는 의료법인의 학교법인화 논의로 뜨겁게 달아오를 전망이다.
이주연기자 gold@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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