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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첩]'영동(永東)' 지운 강남세브란스병원
[ 2009년 02월 22일 21시 45분 ]
강남세브란스병원. 지난 1983년 영동병원으로 출발해 1985년 영동세브란스를 거쳐 20년이 넘는 세월동안 ‘영동’이란 이름을 지켜온 이 병원은 오는 26일 개명선포식을 가지고 3월 1일부터 강남세브란스병원으로 거듭난다.

이미 법적인 개명절차를 끝낸 강남세브란스병원은 ‘영동’이란 이름에서 벗어나기 위해 간판은 물론 환자복에 새겨진 글자까지, 모두 강남으로 바꾸기 위해 분주한 모습이다.

이젠 연혁에서나 찾아볼 법한 강남세브란스병원의 옛 이름 영동. 문득 그 유래가 궁금해졌다.

흔히들 우리가 말하는 영동(嶺東)은 주로 높은 고개의 동쪽, 즉 대관령의 오른편 지역을 가리키는 말로 지명은 아니다.

지금의 강릉과 속초, 삼척 등을 아울러 모두 대관령의 동쪽에 있으니 이 지역을 영동이라 일컫는 것이다.

충북에도 영동(永同)이 있다. 그러나 충북의 영동은 앞서 대관령의 영동과는 달리 정식 지명이다. 충청북도 영동군과 영동읍이 바로 그것.

이때의 영동은 현재 군청이 소재하고 있는 영동읍의 주곡천(主谷川)과 양정천(楊亭川)의 이수(二水)가 합류해 영동천(永同川)을 이루고 있는데 이 이수(二水)를 한 글자로 표기하면서 영(永)자가 된다.

신라시대의 옛 지명이던 길동(吉同)에서 유래됐다는 설도 있다. 길(吉)자를 이두문에 따라 발음하면 길 영(永)이 되기 때문이다.

강원도의 영동과 충북의 영동이 이처럼 한글로는 같은 이름으로 쓰임새만 달리 하고 있어 지리에 어두운 사람이면 헷갈리기 십상이다.

이러한 혼란을 거들고 나선 게 바로 영동세브란스의 영동(永東)이었다.

강원도의 영동(嶺東)이나 충청도의 영동(永同)은 사전이나 지명으로 공식적인 명칭으로 인정받지만 이 영동(永東)은 정체가 모호하다

영동세브란스의 영동은 1970년대 정부가 지금의 강남 지역 개발하면서 영등포의 동쪽이란 의미에서 임의로 ‘영동(永東)지구’라 부른 데서 유래했다.

영동세브란스의 영동도 여기서 비롯된 것으로 이 이름을 처음 접한 사람이라면 강원도나 충북에 있는 병원으로 착각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최근 이 병원은 영동이란 이름이 현실과 맞지 않다는 지적에 따라 강남세브란스로 이름을 바꾼 것이다.

덕분에 이 지역에 영동이란 이름을 쓰는 곳은 그다지 많이 남지 않았다. 영동대교나 영동대로, 영동중학교, 영동우체국 등만이 이제 영동(永東)의 추억을 지키고 있을 따름이다.

강남세브란스병원이 옛 기억과 이별을 맞이하는 이 순간, 새 이름을 가지고 도약하기를 기대해 본다.
김수성기자 sskim@dailymed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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