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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첩]산부인과 의사들의 6중고(六重苦)
[ 2009년 02월 25일 21시 50분 ]
출생아수가 또 줄었단다. 지난해 국내에선 46만6000명이 태어났다. 이는 2007년에 비해 5.5%가 감소한 수치다. 가뜩이나 먹고 살기 힘든 요즘 아이 낳기를 꺼리는 건 어쩌면 당연해 보인다. 특단의 조치가 없다면 앞으로도 출생아는 더 줄어들 것이다.

새롭지도 재밌지도 않은 뉴스다. 그러나 산부인과 의사들에겐 얘기가 다르다. 저출산의 직격타를 받는 산부인과 의사들은 “저출산은 산부인과 의사에게 재앙과도 같다”고 말한다. 25일 산부인과개원의사회 고광덕 회장은 “어려움이 피부로 와 닿고 있다”면서 “젊은 의사들만이라도 살길을 찾아야 할 텐데 걱정”이라며 고충을 토로했다.

모두가 알고 있듯 산부인과는 위기다. 여타의 의사들처럼 의료보험 저수가, 세계 금융위기로 인한 경영난, 병·의원들 간의 과다경쟁 등 삼중고를 겪는 건 물론이다. 흉부외과와 외과 등 몇몇 과들과 함께 의료사고 분쟁의 위험이 줄을 이어 4중고, 전공의들이 지원을 기피하는 과로 낙인찍혀 5중고다. 여기에 산부인과는 저출산까지 합세해 앞길을 막고 있다.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야 한다고 했던가. 산부인과 의사들이 산부인과를 떠나고 있다. 자신의 전공을 살리지 못하고 피부·미용·성형 등을 통해서라도 수익을 넘어 생존 차원의 삼만리를 헤매고 있다. 이는 의사 개인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국가적으로도 큰 낭비고 손해다.

진짜 문제는 앞으로다. 산부인과 의사들이 모두 떠난 의료현장에서 응급상황이 발생한다면 어떨까. 한 생명, 한 생명이 귀한 저출산국에서 제대로 된 의료서비스를 받지 못해 산모와 아이가 위험에 처한다면…. 그때 가서 그 책임은 누가 질 것인가. 일본에선 이 같은 일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남의 일이 아니다.

실제로 일부 도서 지방은 물론 강원도 전방부대의 여군 부사관들은 산부인과 의사(군의관)가 없어 임신은 물론 출산을 못하는 상황에까지 직면했다.

그렇다. 뻔한 얘기 또 하고 또 하는 거다. 정부가 특별한 대책을 세우지 않고 있는 동안 문제가 계속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 일어나는 대부분의 사건·사고는 예견됐던 일에서 발생하고 있다. 각종 분석과 연구 자료에서 ‘이럴 것이다, 저럴 것이다’ 했던 것을 흘려듣다가 막상 문제가 ‘빵’ 터지고 나서야 ‘큰일 났네’ 한다.

올해는 기축년 소의 해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속담, 이럴 때 새겨들어야 하는 게 아닌가 싶다.
이주연기자 gold@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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