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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부족 장기기증, 가족에도 문제 있다"
[ 2009년 03월 06일 22시 40분 ]
김수환 추기경이 선종하면서 안구를 기증한 것을 계기로 장기기증운동 열풍이 불고 있다.

고 김 추기경이 설립한 가톨릭계 장기기증 모집기관인 한마음한몸운동본부는 5일 “연평균 3000여건이던 장기기증 서약서 접수가 김 추기경 선종 2주 만에 1500여건을 기록했다”면서 “복지부 및 산하기관에서도 1700여건을 일괄 접수시켰을 만큼 장기기증에 대한 폭발적인 관심과 실천이 쏟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 여세를 몰아 한마음한몸운동본부는 오늘(7일) 서울 명동성당 앞 등지에서 불교계의 생명나눔실천본부, 사랑의 장기기증운동본부, 안구기증협회 등 10여개 장기기증 모집기관과 함께 범국민 장기기증 캠페인을 진행한다.

이처럼 너도 나도 장기기증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한편에선 이러한 움직임이 "반짝 냄비현상으로 끝나선 안 된다", "장기기증 무엇이 문제다" 등 장기기증이 화두인 이때 흥미로운 주장이 제기됐다.

장기를 기증받는 쪽, 즉 장기이식 대상자와 가족 측에도 일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경희의대 부속병원 장기이식센터소장을 맡고 있는 신장내과 이태원 교수는 6일 “가족이 멀쩡히 있는데도 불구, 가족의 장기를 받을 수 있는지 없는지도 확인하지 않고 무조건 뇌사자의 장기이식을 신청하는 환자가 의외로 많다”고 말했다.

가령 신장이나 골수, 간장 등 살아있는 자의 장기 적출이 가능한 경우, 부모나 형제 등 혈연관계에서 혈액형이나 조직이 일치할 확률이 더 높음에도 불구하고 장기기증을 꺼려 뇌사자 장기를 받으려 한다는 것.

이태원 교수는 “가족을 사랑하는 마음에서 가족에게 장기를 기증하는 경우도 많지만, 반대로 가족의 신체를 손상시킬 수 없다며 가족의 장기기증을 거부하는 경우도 많다”고 소개하면서 “심한 경우, 딸과 조직이 더 맞는데도 며느리의 장기를 받는 환자도 있다”고 귀띔했다.

이는 우리 사회가 장기기증과 관련, 신체손상을 얼마나 꺼리고 있는지를 반증한다. 문제는 현재 국내 뇌사자의 장기기증은 부족한데 비해 이를 받으려는 환자가 너무 많다는 것이다.

실제 국내 장기이식의 수요와 공급 불균형은 심각한 수준이다.

국립장기이식관리센터(KONOS)에 따르면, 올해 1월 기준 장기이식 대기자는 신장 7722명, 간장 2666명, 골수 3796명을 비롯해 총 1만8305명에 이른다. 반면 뇌사자 장기기증은 지난해 256명이 기증해 총 1140건이 진행됐을 뿐이다[사진]. 살아있는 자의 장기기증도 지난해 1641건에 이어 올해 1월 163건에 그쳤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환자들은 장기이식을 위해 평균 3년을 기다리거나, 해외원정 이식 혹은 불법 장기매매에 빠져들고 있다.

이에 이태원 교수는 “만약 장기이식이 필요한 환자가 이식대기자를 신청하기 전에 본인 가족이나 친척에게서의 이식 가능여부부터 확인한다면, 뇌사 장기이식 대기신청자가 지금보다 조금은 줄지 않을까 생각한다”면서 “가급적이면 가족이나 친척 중에서 기증자를 먼저 찾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 활성화 방안으로는 “가족이나 혈연관계 내에서 장기기증자를 찾으려 노력한 이식대기자에게 이식대기자 선정에서 추가 점수를 주는 방안도 고려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우리나라 장기이식대상자 선정기준은 장기등이식에관한법률시행령 제18조에 따라, 장기이식대기자의 나이와 대기시간, 과거 장기기증 사실 여부 및 배우자·형제자매·4촌 이내 친족 중 뇌사자 장기기증 사실 여부 등만이 고려되고 있다.
이주연기자 gold@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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