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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警·국세청은 응하지 않는데 건보공단만…"
[ 2009년 03월 06일 02시 30분 ]
“만약 감사원이 언제라도 개인 질병 정보를 요청하면 현행 법률상으로는 ‘어쩔 수 없이’ 제공할 수밖에 없는 것이 건강보험공단의 입장이다. 그렇다면 공공기관이 요청했을 때 모든 자료를 제공해야 하는 것인가. 건강보험법에 별도의 개인정보 보호 조항을 둬야 한다.”

6일 ‘국민건강보험 개인 정보 보호와 법률의 역할’을 주제로 열린 건강보험공단(이사장 정형근) 조찬 토론회[사진]에서는 공공기관과, 민간보험 간 개인정보 공유 과정에서 발생하고 있는 혼란과 그에 따른 고민이 쏟아졌다.

이미 건보공단은 지난해 쌀 직불금 부당 수령 문제가 도마에 올랐을 무렵, 쌀 직불금 부당수령자와 관련한 건강보험자료 공개 여부를 놓고 ‘홍역’을 치른 바 있다.

정형근 이사장은 “검찰은 국가 정보를, 경찰은 치안 정보를, 국세청은 소득 정보를 각각 보유하고 있지만 어느 기관도 타 기관의 정보 요구에 응하지 않는다. 하물며 이보다 훨씬 더 중요한 전 국민의 개인 질병 정보에 대해서는 마치 '동네북'처럼 모든 기관들이 가져가려고 한다”고 성토했다.

그도 그럴 것이 ‘건보공단이 가지고 있는 개인 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한 내용을 포함한 법률은 건강보험법 외에 타 법률에서도 적지 않게 명시돼 있기 때문.

정형근 이사장은 “전 국민의 개인 정보가 천지 사방에 알려져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지적하면서 “공단의 본래 개인 정보 수집 목적 외에 일부 공공기관에서는 행정의 편의성, 원활화를 위해 공단과는 다른 측면에서 이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정보를 제공해야할 법적, 제도적 뒷받침이 복잡하게 엇갈리고 있다는 얘기다.

정형근 이사장은 “무엇보다 건보공단이 개인정보 보호에 소홀해 국민의 신뢰를 잃으면 건강보험은 제도의 존립 자체가 위태로워질 수 있다”면서 “이에 보건복지가족부와 기존의 법령을 정비하고, 새로운 법을 제정하기 위해 머리를 맞대고 있다”고 말했다.

타 공공기관과의 갈등과 함께 무엇보다 개인 정보 보호에 대한 불신의 골이 깊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사실 건보공단에서의 개인정보 유출 사건이 터질 때마다 공단은 “허술한 개인 정보 보호 관리”, “구멍 뚫린 보호 체계 등”으로 비난의 화살을 받아왔다.

그러나 이와 관련, 건강보험연구원 정우진 원장은 제도의 한계성을 지적, “국민의 개인건강 정보가 철저하게 보호되지 않고 행정 편의나 민간의 요청으로 정보 제공을 허용한다면 결국에는 국민은 이에 대한 책임을 공단에 전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렇게 되면 제3의 행정기관을 만들도록 요구할 것이고,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근간은 뿌리 채 흔들릴 것”이라고 우려했다.

연세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김진수 교수도 “개인 정보를 요청하는 기관에서 건보공단을 상대로 정보 제공을 요구하는 경우 상호 간의 정보제공에 대한 입장 조율에 있어 상당한 어려움이 발생할 수 있다”고 현장에서의 고충을 토로했다.

김진수 교수는 “문제는 개인정보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낮을수록 개인정보 요구 정도가 비합리적이고, 불만을 제기하는 경향이 있다. 실제 이로 인한 요청 기관과의 갈등 발생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고 부연했다.
정숙경기자 jsk6931@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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