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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첩]의료계 새판짜기와 중소병원 명운
[ 2009년 03월 11일 21시 52분 ]
기획재정부발 의료계 새판짜기가 심상치 않다. 정부는 최근 의료계 틀을 뒤바꾸는 굵직한 정책을 잇달아 쏟아냈다.

영리법인 의료기관 설립과 일반인 의료기관·약국 개설, 의료채권, 외국인 환자 유치 등이 핵심 골자다. 하나같이 의료인의 명운을 쥐고 흔드는 정책이어서 의료계의 관심은 어느 때보다 뜨겁다.

윤증현 기재부 장관은 최근 언론을 통해 정책의 당위성을 수차례 강조했다. 의료 산업화를 일궈 차세대 성장산업으로 삼겠다는 구상이다. 일자리 창출 효과가 크고 21세기에 걸맞은 녹색산업이라는 점이 주된 논리다.

정부 정책이 시행된다면 지난 1977년 국민건강보험 출범 이후 30년 넘게 지속되온 현 의료제도는 대폭적인 손질이 불가피하다. 제도 개선을 요구해온 의료계에 기회이자 위기인 셈이다.

가장 먼저 시험대에 오른 곳은 중소병원이다. 정부 정책의 핵심은 의료분야의 민간자본 유입과 경쟁을 통한 의료의 효율성이다.

산업화에서 경쟁을 통한 시장 퇴출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런 의미에서 '중소병원 위기론'은 현재 진행형이다.

전문가들은 정부 정책의 바로미터로 중소병원을 지목한다. 영리병원의 실질적인 경쟁자이면서 의료채권 제도의 실험장이기 때문이다. 정책 효과가 빠르고 광범위하게 미칠 것으로도 전망된다.

원치 않아도 중소병원의 군살 빼기와 시장 재편은 이미 시작됐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시각이다. 의료계 새판에 중소병원이 설 자리는 그리 넓어 보이지 않는다.

국회 관계자에 따르면 중소병원 활성화를 주문하는 의료계 인사의 방문이 잦아졌다고 한다. 중소병원 10곳 중 1곳 이상이 망하고 적자에 허덕이다보니 '힘 있는 기관'을 찾게 된다는 것이다.

서울의 한 중소병원장은 "워낙 어렵다보니 정부 정책에 새로운 기대를 건 것도 사실이다. 중소병원의 붕괴는 곧 의료전달체계의 붕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의견을 내면 집단이기주의로 몰아가려 한다고 우려했다.

중소병원들은 새 의료정책에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정부가 의료계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느냐를 따져보면 물음표를 단다. 일방주의적 정책 추진은 예상치 못한 부작용 발생시키곤 한다.

정부가 의료산업에 주목한 결정적인 이유 중 하나는 일자리 창출이다. 역설적이게도 대다수 의료인이 근무하는 곳은 중소병원과 개원가이다. 정부가 정책 추진에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음상준기자 esj1147@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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