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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실서 발생했으니까 '적당히' 넘어가?
[ 2009년 03월 15일 21시 50분 ]
“가해자에 대한 경미한 처벌이 폭력 재발의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응급실 내 폭력이 또 다시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환자와 보호자의 의료진 폭행은 점점 증가하고 있지만 이를 방어할 법적 장치가 전무하다는 볼멘소리가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지난해 치료 결과에 불만을 품은 환자에게 살해 당한 충남의대 교수 피살 사건은 신변 위험을 느끼는 의사들의 현 상황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단적인 사례였다.

당시 이 사건은 의료계는 물론 사회적으로도 큰 충격을 줬고 ‘의료인의 폭력 노출’에 대한 현 주소를 돌아보게 하는 계기가 됐다. 그럼에도 잠잠해질만한 무렵이면 응급실 등에서 일어나는 환자 및 보호자의 폭력은 다시금 물의를 빚고 있는 실정이다.

응급실 폭력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정부 차원의 특단의 대책이 시급히 요구된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한나라당 심재철 의원은 “응급실은 위독한 환자의 치료를 담당하는 곳으로 폭력으로부터 보호받아야 한다”며 “의료법이나 형법으로 가중 처벌이 가능하도록 검토할 필요성이 있다”고 심각성에 공감을 표한 바 있다.

원인은 법조항이 버젓이 있는데도 일선 병원과 경찰이 이에 따르지 않고 편의적인 사건처리를 하는 데서 비롯된다. 그러나 경찰은 집기를 부수거나 의료진을 때린 피의자도 단순 폭행으로 입건하고 있다.

대한응급의학회 민용일(전남의대) 부회장은 “문제는 이런 응급실 난동사태가 일어나면 정작 급한 환자들이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한다는 것”이라면서 “또 응급실 폭력으로 의사들이 응급의학과 지원을 꺼리는 원인이 되고 있기도 하다”고 말했다.

그는 “체계적인 해결 절차를 거치지 못한 채 그냥 넘기는 경우가 다반사”라면서 “더욱이 경찰이 출동한다하더라도 ‘응급실에서는 으레 일어나는 일 아니냐’라고 반응, 병원 입장에서는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폭력 사각지대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는 젊은 의사들도 울분을 토하고 나섰다.

대한전공의협의회(회장 정승진)는 성명을 통해 “응급실 등 의료기관 내에서 발생하는 폭력을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다”면서 “응급실 폭력으로 환자들의 치료에 차질이 생기는가 하면 응급실 근무를 기피하는 의사들도 증가하는 등 부작용이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그 동안 이들은 응급실 폭력에 대해 특별가중처벌법을 제정해줄 것과 응급실 폭력 대안 마련을 골자로 목소리를 높여왔다.

특히 전공의협은 이번 응급실 폭력 사건과 함께 경찰의 방관자적 대응에 대해 강력히 불만을 호소했다.

가해자게 ‘응급의료법’을 적용하기 보다는 ‘폭력행위법’으로 적용하는데 그쳤다는 얘기다.

전공의협은 “경찰이 해당 사건을 원칙과 법률에 근거해 처리할 것을 요구한다”며“느슨해진 기강을 바로잡아 고통 받는 환자와 보호자는 물론 일각을 다투며 진료에 매진하는 의사의 안전을 위해 힘써달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경찰의 방관자적 대응은 병원 내 폭력이 사회에 만연해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라면서 “그 심각성이 우려의 수준을 넘어 특단의 조치가 필요한 상황이라는 것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숙경기자 jsk6931@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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