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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서 핸드백 도난, 원장 책임은 몇 %?
[ 2009년 03월 17일 22시 10분 ]
병·의원을 운영하는 원장이라면 누구나 외래나 진료 과정에서 환자나 보호자들과 소소한 일로 다툼을 벌인 경험을 갖고 있다. 하지만 그 때마다 현명하게 대처하지 못해 억울한 상황이 연출되곤 한다. 의료사고야 보험이나 공제회 등을 통해 해결점을 찾을 수 있지만 사소한 다툼에 대해서는 대책이 전무한 실정이다. 때문에 지금 이 시간에도 환자들과 작은 다툼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원장들이 적잖다. 대한피부과의사회 고문을 맡고 있는 김선욱 변호사의 도움을 빌어 외래에서 겪을 수 있는 사소한 분쟁에 대비한 법률상식을 정리해 본다.
병원에서 환자가 핸드백을 도난당해 200만원을 잃어버린 경우 병원 원장은 책임을 져야 한다? 그렇다면 얼마나 갚아줘야 할까?
병원은 상법상 상인으로 인정되기 어려워 골프장이나 호텔 등에서 손님의 물품이 도난당했을 때의 상법상 의무가 발생될 수는 없다. 하지만 병원 운영자에 대해서도 민법상 환자의 재산 보호의무가 발생하게 되므로 결과적으로 환자의 재산에 대한 보호의무를 게을리 했을 경우 이에 대한 민사상 책임을 부담하게 된다.
도난주의 안내문이나 경고문구, 직원들의 환자에 대한 교육이 있었다는 것만으로는 원장이 면책되지는 않는다는게 대법원 판례의 입장이다.
실제 대법원은 지난 2002년 S병원에 입원 중 예금통장과 신용카드를 도난당해 4700여만원의 손해를 본 이모씨(39, 여)가 병원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891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즉 병원에 20%의 책임을 지운 것이다.
병원은 진료뿐만 아니라 환자에 대한 숙식의 제공을 비롯해 간호, 보호 등 입원에 따른 포괄적 책무를 지며 환자가 개인 용무를 위해 병실을 비울 경우 모든 휴대품을 소지하고 다닐 수 없는 이상 병원은 최소한 휴대품을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도록 시정장치가 있는 사물함을 제공하는 등 입원환자의 휴대품 도난 방지를 위한 적절한 조치를 강구할 보호의무가 있다는게 법원의 입장이다.
병원 간이침대에 올라섰다가 간이침대가 미끌리면서 넘어져 환자의 보호자가 다친 경우 병원은 책임이 있을까?
병원의 보호자용 간이침대는 병원에서 본래 보호자 등이 누워 잠을 자거나 않아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제공한 것이지만 실제 병실에서는 그와 같은 용도 이외에 보호자 등이 높은 곳에 물건을 걸거나 수납하기 위해 밟고 올라가거나 문병객을 따라온 어린 아이들이 올라가 장난치는 경우도 흔히 있을 수 있다.
때문에 간이침대를 제공하는 병원으로서는 간이침대가 쉽게 미끄러지지 아니하도록 고정장치를 부착하거나 미끄러짐에 대한 주의 또는 경고 문구를 부착하는 등으로 사고의 발생을 미연에 방지할 주의의무가 있다.
다만 보호자도 몇 달 동안 간병인 생활을 함으로써 바퀴가 달린 간이침대가 쉽게 미끄러진다는 사정을 알고 있으면서도 아무런 대비도 하지 아니하고 간이침대를 밟고 올라서다가 사고를 당한 과실이 인정되므로 병원의 책임 비율을 20%로 제한한다.(서울고등법원 판례)
환자로부터 치료에 불만을 표현하는 내용의 우편물을 받았다. 일정한 기일내에 답변을 하라고 한다. 답변을 하지 않으면 어떠한 불이익이 있나?
환자들의 민원 우편은 크게 두 가지 형식을 갖고 있다. 그 첫 번째가 내용증명우편이다. 내용증명우편은 등기우편의 일종으로, 당해 우편물의 내용이 우체국에 의해 공적으로 보내졌다는 것이 보증되는 우편물이다. 환자가 치료에 불만이 있으니 언제까지 얼마를 내거나 아니면 정확한 액수를 정하지는 않지만 책임을 지라는 취지로 보내는 것이 대부분이다.
이에 대해 일정한 기일을 정해 놓으면 원장의 입장에서는 그 기일에 맞춰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생기기 마련이다. 결론적으로 위와 같은 내용에 대해 그 기일을 어기더라도 원장에게는 아무런 법적 불이익이 오지는 않는다.
오히려 기일을 맞추느라고 의료과오를 인정하는 취지의 답변을 하는 것이 위험한 것이다. 답변을 굳이 하려면 그 내용에 혹시 법적으로 꼬투리를 잡힐 것이 없는지 법률전문가와 상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다음으로 반드시 답변에 응해야 하는 우편물이 있다. 환자가 법원에 제소를 해 보내는 소장이나 그 소장에 기해 법원이 보내는 이행권고결정문이다. 이런 문서에는 잘 보면 답변기한이나 이의제출기한이 있는데 이를 넘기면 환자가 원하는 대로 확정이 되어 재판을 받은 것과 동일한 결과가 발생하니 당해 기한 내에 일정한 답변을 반드시 해야 한다.
기자가 취재를 한다면서 치료 전후 사진 잘된 거 하나를 달라고 해서 환자 사진을 주면서 기자에게 보도할 때에는 눈을 가려서 내보내 달라고 했는데, 착오로 맨 얼굴이 나갔다. 원장이 책임져야 할까?
원장이 기자에게 일정한 안전조치를 취하라고 했어도 면책이 되지 않는다. 완전한 면책을 받으려면 처음부터 기자가 환자의 전체 얼굴을 알아 볼 수 없도록 조치를 취한 후에 사진을 제공했을 경우에만 민형사 및 행정적 책임을 지지 않게 되는 것이다.
다만 원장은 기자의 부주의에 대해 원장이 책임진 환자의 손해 일부에 대해 구상권을 행사해 기자에게도 손해를 떠넘길 수 있을 뿐이다.
진료기록을 제3자에게 무단으로 보여주거나 제공한 경우에는 의료법상 진료기록 등 제3자 교부 금지의무 규정을 어겨 형사처벌과 함께 면허정지 처분을 받게 된다.
민사상으로는 손해배상과 위자료 배상까지 해야 한다.
박대진기자 djpark@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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