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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막질환 치료·연구에 모든 것 걸어"
[ 2009년 03월 18일 03시 04분 ]
눈 망막 질환 치료의 권위자인 전 세브란스 안과병원 권오웅(62·사진) 교수가 서울 강남 안과 전문병원인 누네병원 망막센터장에 최근 부임했다.

권 센터장은 세브란스병원 안과 과장을 지냈을 뿐 아니라, 지난 1998년부터 미국 황반학회에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정회원으로 활동해오고 있다. 또 아시아-태평양 망막학회 창립 멤버였고, 2005년부터 중국 망막학술지의 국제 편찬위원으로도 활동해 오고 있는 국내에서 손꼽히는 망막 전문가이다.

연구 활동 외에 작년 초에는 연세대 의료원장 선거에 출마했을 정도로 의료 현실과 병원 경영에도 대해서도 관심이 많았다. 그런 그가 대학교수 정년을 4년 앞두고 개원가로 자리를 옮긴 데 대해 의료계 안팎에서는 많은 관심을 보였다.

"어느 순간부터 대학에 정년이 있다는 사실이 부담으로 다가왔습니다. 정년이 되면 모든 것을 마무리하고 물러나야 한다는 것이 압박을 주는 느낌이었죠. 의사로서 연구와 진료를 하는데 나이는 아무런 제약도 아닌데…."

이런 고민을 하던 중에 세브란스병원 안과의 동료 교수였다가 현재 누네병원 원장을 맡고 있는 홍영재 박사로부터 "정년 부담 떨쳐버리고 원없이 진료하고 연구해볼 생각이 없느냐"는 제안을 받았다고 한다.

권 센터장이 자연인으로서는 아직 젊지만, 의사로서는 적지 않은 나이에 과감하게 대학교수직을 버리고 안과 전문병원으로 옮긴 배경에는 그의 전문 분야가 '망막'이라는 점도 크게 작용했다.

국내 안과 학계에서 망막은 아직도 상당 부분 미개척 분야이다. 우리나라 전체를 통틀어 안과 전문의는 3000여 명이나 되지만, 망막을 세부 전공으로 하는 의사는 약 200명이다. 그 중에서도 실제로 망막 전문가라고 할만한 의사는 10~20명 정도에 불과하다는 것이 의료계의 설명.

전문가가 적은 이유는 망막 질환의 치료가 눈의 다른 어떤 곳보다 까다롭기 때문이다. 망막은 카메라의 필름과 같은 역할을 하는 부위로 미세한 혈관과 신경이 촘촘하게 얽혀있어 매우 예민한 곳이다. 망막의 많은 부분은 아직 베일에 쌓여 있다. 수정체나 각막 등은 이식이나 인공물로 대체할 수 있게 됐지만, 망막에 질환은 자칫하면 실명으로 이어질 수 있다.

망막에 관련된 질환은 점점 늘고 있다. 당뇨병의 대표적인 합병증인 '당뇨성 망막증', 노인 인구가 늘면서 증가하고 있는 '황반변성' 등이 대표적인 망막질환이다.

권 센터장은 "30년 전 은사 김홍복 교수가 망막 분야를 권유했을 때 선뜻 응한 이유도 개척할 부분이 많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이었다. 망막 질환의 예방과 치료, 연구에 모든 것을 걸어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미 10년 전 황반변성 환자들을 위한 '광역학 치료와 항체주사 치료'법을 도입했고, 정맥 혈관 폐쇄증 혈전 용해제를 망막 혈관 내에 직접 주입하는 치료법을 국내에 소개하기도 했다. 현재 국내 의과대학에서 사용하는 망막 분야 교과서도 그가 집필했다.

누네병원은 권 센터장을 영입해 망막센터를 열면서 눈 질환 치료제 개발을 위한 연구소까지 확대했다. 이 연구소에서는 패치형 황반변성 치료제에 대한 특허까지 갖고 있다.

권 센터장은 "누네병원은 5년 안에 안과 전공의 수련 병원, 7년 안에 의과대학, 15년 뒤에는 안과 대학을 설립하는 목표를 갖고 있다. 이 계획에 한 몫을 하고 싶다"고 했다.
배지영 헬스조선 기자 baejy@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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