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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의사 '나만의 스트레스 해소법'
[ 2009년 03월 24일 08시 35분 ]
현대인들은 ‘스트레스 받는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 스트레스가 만병의 근원임을 알지만 좀처럼 해소할 길이 찾지 못해 또 스트레스 받는다. 스트레스 하고는 거리가 먼 의사 3인을 만났다. 그들의 스트레스 해소법은 생각보다 단순했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 자신을 기분 좋게 하는 일을 찾아 하는 것뿐이었다. 이처럼 단순한 원리를 실천하는 그들의 노하우를 배워보자.
“나의 안티 스트레스 비법은 27년째 사모하고 있는 스쿼시?”
예순넷의 노신사가 반자지를 입고 스쿼시 코트를 날쌔게 뛰어다닌다. 옆 코트 젊은이와 비교해도 스피드나 파워 면에서 절대 뒤지지 않는다. 60대 날쌘돌이 주인공은 바로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정형외과 옥인영(64) 교수다. 그의 스쿼시 사랑을 들어보자.
# 영국 유학 시절 알게 된 스쿼시
옥인영 교수는 병원 내에서 ‘운동 마니아’로 소문나 있다. 그는 테니스, 스쿼시, 골프, 스키 등 웬만한 운동은 다 한다. 가톨릭대 의대 재학시절 의대 테니스 선수로 활동하며 대회에 나가 준우승을 차지한 경력도 있다. 그래서일까? 병원 내 연구실에서 만난 그는 예순이 넘었다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젊고 활력이 넘쳤다.
“제가 스트레스를 거의 안 받는 성격이에요. 젊었을 때 윗사람들에게 받는 스트레스가 좀 있었는데 지금은 원로다 보니 스트레스 받을 일이 별로 없네요(웃음). 가끔 스트레스 받을 때면 스쿼시를 해요. 스쿼시를 하는 그 순간에는 모든 걸 잊을 수 있으니까요. 젊었을 때부터 스쿼시를 하고 나면 스트레스가 해소되곤 했어요.”
그와 스쿼시의 인연은 지금으로부터 27년 전인 198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82년은 그가 영국 옥스퍼드대 의대에서 유학생활을 시작하던 해다. 그곳에서 그는 스쿼시라는 운동을 처음 알게 됐다.
“동료들 하고 테니스를 치는데 누군가가 ‘테니스를 잘 하는 걸 보니 스쿼시도 잘 하겠다’며 ‘스쿼시를 해보는 게 어떻겠느냐’고 말하더라고요. 그때 처음으로 ‘스쿼시’라는 운동에 대해 알게 됐어요. 영국 사람들이 스쿼시하는 모습을 보기는 했는데 그게 뭔지는 몰랐거든요. 스쿼시는 영국에서 시작된 운동이에요. 그래서 영국에는 동네마다 스쿼시 코트가 있어요.”
동료들의 권유가 있긴 했지만 그가 처음부터 스쿼시에 호감을 가졌던 건 아니다. 당시 그에겐 ‘영국인에 비해 키도 작고 다리도 짧은 나는 스쿼시와 맞지 않는다’는 생각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그는 얼마 되지 않아 키와 다리 길이는 스쿼시를 하는 데 불리한 조건이 아님을 알게 됐다.
“막상 스쿼시를 해보니 신체조건은 별 상관이 없더라고요. 스쿼시에서 중요한 것은 민첩성이라는 것을 깨달은 거예요. 영국에 있을 때 스쿼시하면서 참 재미있었어요. 벽을 보고 공을 빵빵 치고 있으면 공명되는 공 소리가 얼마나 멋있게 들리는지 몰라요. 그 소리 듣는 게 큰 행복이었어요. 20여 분의 짧은 시간에 운동이 많이 돼서 좋기도 하고요.”
# 스쿼시 향한 끝없는 애정은 앞으로도 계속!
유학을 마치고 귀국한 그는 서울의 스쿼시 코트를 수소문했다. 불행하게도 당시 국내에 있는 스쿼시 코트는 하얏트호텔과 르네상스호텔뿐이었다. 어쩔 수 없이 스쿼시를 포기했다. 그로부터 몇 년 뒤 반가운 소식이 날아왔다. 잠실 롯데월드 헬스클럽에 스쿼시 코트가 생긴 것이다.
“롯데월드에 헬스클럽이 생긴 뒤부터 본격적으로 스쿼시를 시작했어요. 동호회 ‘스사모(스쿼시를 사모하는 사람들의 모임)’도 만들었고요. 지금도 스사모 사람들과는 한달에 한번씩 정기적으로 만나 스쿼시를 해요. 그때부터 얼마 전까지 1주일에 최소 두 번 이상은 스쿼시를 했는데, 요즘은 1주일에 한 번 정도만 해요. 제가 다니던 집 근처 헬스클럽의 스쿼시 코트가 없어졌거든요.”
2000년대 초반 스쿼시 붐이 일었던 적이 있었다. 이 동네 저 동네마다 ‘스쿼시 수강생 모집’을 알리는 플랫카드가 펄럭였다. 하지만 지금은 스쿼시 코트가 있는 헬스클럽을 찾아보기 힘들다. 그는 이에 대해 아주 자연스러운 결과라고 말했다.
“정식 규격의 스쿼시 코트는 천장이 상당히 높아요. 그런 곳에서 스쿼시를 해야 위험하지 않죠. 하지만 2000년대 초반 우후죽순처럼 생겨난 스쿼시 코트의 대부분은 정식 규격이 아니었어요. 그것들이 사라진 것이니 스쿼시 발전에 오히려 잘 된 일이라고 할 수 있어요.”
1987년 스쿼시 코트가 단 두개였던 우리나라는 20여 년의 세월을 거치면서 장족의 발전을 이루었다. 그 사이 스쿼시가 전국체전과 아시아체전 종목이 된 것. 지난 1998년부터 10년 동안 대한스쿼시연맹 회장을 맡다 올해 대한스쿼시연맹 명예회장이 되고, 2002년부터 세계스쿼시연맹 경기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그에게 이보다 더한 기쁨은 없어 보였다. 한때 그는 스쿼시를 하다 상대방의 라켓에 왼쪽 눈을 맞으면서 실명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하지만 스쿼시를 그만해야겠다는 생각은 눈곱만큼도 하지 않았다. 다시는 다치지 않도록 조심하면 될 일이었다. 해를 거듭할수록 스쿼시에 대한 애정이 점점 커진다는 그는 “스쿼시가 올림픽 종목으로 채택되었으면 한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스쿼시를 하고 났을 때의 행복한 기분을 잊지 못한다는 그는 주위 사람들에게 스쿼시 배우기를 많이 권한다. 스쿼시가 누구나 쉽게 배울 수 있는 운동이란 점도 한몫 거든다.
“처음에는 가족에게 권했어요. 아내와 아이들 모두 스쿼시를 배웠고 자주는 아니어도 즐기는 편이에요. 가족이 아닌 다른 사람에게도 스쿼시를 권해요. 저처럼 나이가 많은 사람도 스쿼시를 배울 수 있어요. 선수나 젊은 사람만큼은 못하겠지만 즐길 수 있을 만큼은 할 수 있거든요. 스쿼시는 주부들이 하기에도 좋은 운동이에요. 스쿼시 코트에서 보면 주부들 가운데 스쿼시 잘 하는 사람이 많아요. 그들 말에는 ‘남편한테 받은 스트레스 벽보고 공치면서 해소한다’고 하더라고요(웃음).”
인터뷰를 마칠 무렵 그는 ‘마음가짐을 바꿔야 스트레스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스트레스를 스트레스라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스트레스라는 이야기다. 그는 “쉴 새 없이 걱정하거나 매사 부정적으로만 생각하는 사람은 그만큼 스트레스를 많이 받게 된다”면서 “어떤 상황에서도 좋게 생각하는 습관 먼저 들이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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