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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진료 10년' 순천향대병원 비결
[ 2009년 03월 25일 21시 56분 ]
해외환자를 ‘유치’하라는 정부의 입김이 세지고 있다. 이에 대형병원 및 개원가에서는 피부·성형 특화, 교민대상 건강검진 할인, 한방협진 등 다양한 전략을 내세우며 차별화를 꾀하는 모습이다.

그러나 막상 교민이 아닌 순수 외국인을 타깃으로 할 때 어떤 환자를 어떻게 유치해야 할지 막막해하는 병원이 많다. 지난달 개소 10주년을 맞은 순천향대병원 외국인진료소를 방문, 이러한 고민의 실마리를 풀어봤다.

서울 한남동에 위치한 순천향대병원은 외국인이 찾기 좋은 최적의 지리적 조건을 갖췄다. 주요 대사관이 줄지어 있는 대사관길에 자리해 있는데다 외국인들의 ‘천국’ 이태원이 인접해 있기 때문이다.

병원은 이상의 지리적 이점을 십분 활용해 대다수의 각국 대사관과 그 가족을 외국인진료소로 끌어들이는데 성공하고 있다. 국내 거주 중인 ‘VIP’급 외국인 환자를 유치하고 있는 셈이다.

실제로 기자가 방문한 지난 24일 오전에도 방글라데시 대사관의 장모가 병원을 찾아 외국인진료소 유병욱 전임교수(가정의학과)와 수술 일정을 논의하고 있었다.

심근경색을 진단 받은 대사관 장모는 태국 병원을 거쳐 최종적으로 순천향대병원에서 우회술을 받기로 결정했다. “환자의 상태가 좋지 않아 이번 주 안으로 흉부외과에서 수술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유 교수는 밝혔다.

외국인환자를 불러들이는 ‘유혹의 기술’

대사관 및 가족이 단지 가깝다는 이유로 순천향대병원을 찾는 것일까. “그렇지 않다”는 게 병원 측 설명이다.

외국인진료소 유병욱 전임교수(가정의학과)는 “외국인 환자가 진료소를 방문했을 때 마치 집에 왔을 때의 편안한 기분을 느낄 수 있도록 병원 측에서 배려하는 부분이 많다”며 비결을 공개했다.

이미 각종 매체에서 식상하리만치 반복해온 것이지만, 환자와의 소통을 위해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가장 중요한 과제는 언어다.

한국국제협력단 소속의사로서 다년간 해외에서 외국인환자를 진료한 경험이 있는 유병욱 교수는 영어와 스페인어를 원어민 수준으로 구사할 뿐 아니라 일본어, 프랑스어, 포르투갈어 실력 또한 수준급이다.

유 교수는 “싱가포르, 이탈리아, 세네갈, 인도 등 세계 각국의 환자가 찾아와도 웬만한 의사소통이 가능해 환자들이 부담 없이 병원을 찾는다”고 말했다.

병원은 유병욱 교수 외에 외국인진료소에 근무하는 전임 간호사 1명, 진료 도우미 3명도 원어민 수준의 영어 실력을 갖춘 인재들을 채용해 경쟁력을 높였다.

다음으로 외국인환자가 병원 측에 자유롭게 컴플레인을 제기할 수 있게 함으로써 자주 의견을 듣고 개선점을 모색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는 지적이다.

순천향대병원은 CRM 고객편의센터를 통해 외국인환자가 병원을 방문할 때 느끼는 불편사항을 바로바로 해결할 수 있도록 했다.

외국인환자들이 가입한 개인보험이 있을 경우, 진료비는 선불로 지급하도록 하되 보험 청구를 위해 필요한 서류 작업 등을 대행해 줌으로써 환자 편의성을 강화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또한 대사관, CEO 등의 VIP 환자는 후불계약을 통해 한 달 후 진료비를 정산할 수 있도록 배려해 방문할 때마다 일일이 복잡한 계산에 시달리지 않도록 했다.

이밖에 외국인진료소 홈페이지를 영어·일어·스페인어 3개 버전으로 제작해 2년 전부터 운영해오고 있으며, 외국인환자를 위한 전용 식단도 ‘당연히’ 마련돼 있다.

유병욱 교수는 “외국인환자를 불러 모으는 가장 큰 힘은 신뢰”라며 “환자 중심의 의료서비스를 꾸준히 제공한 결과 최근 외래뿐 아니라 분만 등 수술 건수가 늘어나고 있는 점이 이를 방증한다”고 밝혔다.
이은빈기자 cucici@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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