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미국 등 선진국보다 에이즈(후천성 면역결핍증, AIDS)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크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응답자 상당수가 죽음과 불치병, 성문란 등 부정적인 단어를 연상했다.
'직장에서 함께 일할 수 없다'는 부정적 의식이 많은 반면 '콘돔을 통한 예방' 같은 과학적 사실에는 정보가 취약했다. 충북 제천 에이즈 감염 택시기사 사건으로 공포심이 확산되는 가운데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이 요구되는 대목이다.
25일 국회 보건복지가족위원회 임두성 의원(한나라당)이 '2008년도 에이즈에 대한 지식, 태도, 신념 및 행태조사'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은 국민 의식이 드러났다.
에이즈와 연관된 단어를 최초로 연상할 때 죽음과 불치병, 무섭다/겁난다, 위험하다, 합병증, 끔찍하다, 고통 등의 공포를 나타내는 단어가 33.5%에 달했다.
성병과 성관계, 전염/감염, 동성애 등 성과 관련한 단어도 29.1%였다. 후천성 면역결핍증, 질병, 붉은 반점 등 질병 관련 단어는 6.8%였으며 불결 또는 부도덕(5.5%)을 내포하는 말도 5.5%로 조사됐다.
'에이즈에 대한 차별의식 결과'와 '국가별 에이즈에 대한 차별의식 정도'를 살펴보면, 에이즈 감염인에 대한 차별의식은 미국과 영국, 프랑스 등의 선진국보다 월등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직장에서 추방시켜야 한다'는 문항은 미국과 영국은 20% 미만인데 반해 한국은 30%로 10% 이상의 차이를 보였다. '자녀와 같은 학교에 보낼 수 없다'라는 문항도 미국과 프랑스보다 각각 29.7%, 23.9% 높았다. '에이즈 감염인과 함께 식사할 수 있는가' 여부에 대해서는 33.6%가 부정적 시각을 내비쳤다.
에이즈에 대한 편견이 정보 부족에 따른 결과임을 내포하기도 했다. '에이즈도 잘 치료하면 생존율이 높다(61.2%)'라거나 '콘돔을 사용하면 예방할 수 있다(73.2%)'라는 과학적 정보를 국민의 60 ~ 70%만 숙지했기 때문.
'익명으로 보건소나 에이즈검진 상담소에서 에이즈 검사를 받을 수 있다'라는 현행 제도를 숙지한 응답자도 28.3%에 불과했다.
임두성 의원은 "에이즈 감염의 증가추세 등을 고려할 때 국내도 더는 안전지대가 아닌 만큼, 예방과 감염 차단에 대한 국가적 대책이 필요하다"라며 "질병의 전파경로와 예방에 대한 정확한 교육과 홍보를 통해 에이즈를 차단하고 막연한 두려움을 떨쳐야 한다"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