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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첩]日 닌텐도 성공과 韓 의료기기 산업
[ 2009년 03월 29일 21시 40분 ]
이명박 대통령이 최근 한 회의 석상에서 “닌텐도 게임기 같은 것을 우리는 왜 못 만드나”며 관계부처 인사들에게 화두를 던졌다.

이 때문에 지식경제부 등 관련 부처는 부랴부랴 조사에 들어갔고 언론 역시 이를 집중 조명했다. 그 결과, 여러 이유 가운데서도 ‘서드파티(Third Party)’부재가 단연 첫 번째로 손에 꼽혔다.

서드파티란 특정 회사의 자회사나 하청업체가 아닌 독립된 제3의 회사로, 독자적으로 특정 플랫폼 제품이나 소프트웨어를 개발·판매하는 사업자를 말한다.

다시 말해 현재 기술로 닌텐도와 같은 게임기를 충분히 만들 수 있지만 관련 산업이 뒷받침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성공할리 만무하다는 소리다.

의료기기, 그 가운데서 MRI를 취재하면서 이 역시 마찬가지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국내 MRI 시장을 다국적 의료기기 회사가 90% 가까이 장악한 것은 물론 이들이 자사 제품에 대한 유지보수 시장마저 독점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사정 탓에 대부분의 개원가에서 MRI를 유지보수하기 위해 매달 1000만 원대 금액을 지불해야 하는 등 폐해는 산업계에서 사용자로까지 확대됐다.

한 개원의는 “유지보수를 전문으로 하는 업체가 찾아볼 수 없는 까닭에 판매사의 서비스를 받을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며 “울며 겨자 먹기로 높은 비용을 치르고서라도 판매사가 제공하는 서비스를 신청할 수밖에 없다”고 볼멘소리를 털어놓았다.

유지보수 전문 업체가 등장해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필요가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마저도 어려움이 크다. 영세하긴 해도 실력을 갖춘 업체가 등장하곤 있지만 이 시장을 움켜진 기존 업체들의 견제가 심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막 출발한 한 업체 대표는 “시장점유율이 높아지자 계약을 맺은 병원들을 중심으로 다국적 기업들이 공격적인 마케팅정책을 펼치고 있어 고사위기로 내몰리고 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해답은 없을까. 개원가의 입장에서 실마리를 찾아봤다. MRI와 가장 밀접한 연관성을 띄는 대한영상의학과 개원의협의회 양우진 회장(서울중앙클리닉 대표원장)은 “신생업체가 더욱 많이 생겨야 산업발전과 올바른 가격형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며 “정부가 이들 신생업체들을 보호 육성해 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시장경제에서 경쟁은 당연하다. 그렇지만 이명박 대통령이 올해 초 미래 먹거리를 책임질 산업으로 의료기기를 꼽은 만큼 정부가 이들을 보호할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소리다.

여기다 유지보수 업체를 최근 다국적 회사로 바꾼 병원 관계자가 “유지보수 전문 업체와 거대기업간의 상생방안이 필요하다”고 밝힌 것처럼 힘 있는 기업이 조금만 양보를 해준다면 어떨까.

국내 의료기기 산업 가운데서도 가장 아래층에서 막 피어나고 있는 유지보수 업계가 기지개를 펴고 날아오를 수 있는 발판이 될 것이다. 신성장동력으로 의료기기 분야가 국내산업을 이끄는 그 날을 기대해본다.
김수성기자 sskim@dailymed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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