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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의학전문대학원 전환후 유급률은
[ 2009년 03월 29일 21시 59분 ]
의대에는 엄격한 유급제도가 있다.

사람의 생명을 다루는 중요한 학문을 공부하는데 있어 부족함이 없어야 한다는 이유다. 때문에 의대를 6년 만에 졸업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어쩌다 한 과목이라도 낙제하면 유급이 돼 한 학년, 심하면 두세 학년을 처음부터 다시 공부해야 한다.

의대생에게 유급은 악몽과도 같다. 피 말리는 시험기간과 스트레스의 근원인 유급이 의학전문대학원 학생들에게도 똑같이 적용되고 있을까.

많은 대학이 유급률 공개를 꺼리는 가운데 본지는 몇몇 대학을 대상으로 최근 3~7년간 유급률 변화추이를 조사했다. 그 결과 의과대와 의전원의 유급률이 전반적으로 감소하고 있으며, 의전원 유급률이 의과대에 비해 낮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의과대에서 의전원으로 전환한 A대학의 경우, 평균 8명에 1명꼴로 유급을 받던 과거와 달리 의전원 학생들은 최근 4년 평균 22명에 1명이 유급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의전원 체제를 도입한 첫해에는 의과대 학생들과 비슷한 비율로 유급을 시켰다가 이듬해부터는 이를 바꿔 현저히 낮은 비율로 유급을 시행한 게 눈에 띄었다.

또한 의과대와 의전원을 동시에 유지하고 있는 B대학의 경우, 의과대만 있을 때에는 평균 10명 중 1명이 유급을 받았으나 이후 의과대와 의전원 체제에서는 양쪽 모두 비슷하게 줄어 각각 17명, 18명 중 1명이 유급 대상이 됐다. 심지어 의과대, 의전원 체제 속에서 최근 몇 년간 학생을 유급시킨 적이 없다고 밝힌 대학도 있었다.

이에 대해 C대학 교수는 “학생들에게 유급 주기가 점점 꺼려진다”면서 “특히 의전원 학생들에게 F학점을 줄 자신감은 더욱 없다”고 말했다.

가장 큰 이유는 비싼 등록금. 그는 “사립의대의 경우, 등록금이 의과대는 1년에 1000만원 이상이고 의전원은 1학기에 1000만원씩 1년에 2000만원이나 된다”면서 “나머지 생활비와 여비 등을 생각하면 의전원 학생들은 1년에 3000만원씩 들어간다는 계산인데, 이를 뻔히 알고 있는데 어떻게 낙제를 주는가”라고 답했다.

등록금 말고도 의전원 학생들의 높은 나이도 유급률 감소에 미묘한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D대학 교수는 “의전원 학생들은 의과대 학생들이 비해 사회진출이 늦기 때문에 그만큼 돈을 벌 기회가 적다”면서 “이들을 유급시켰을 경우 발생하는 기회비용에 대해 생각을 하지 않을 수가 없다”고 밝혔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C대학 교수는 “이대로 가다간 아무리 성적이 나빠도 의사국가고시만 잘 보면 되기 때문에, 의전원이 국가고시 학원처럼 변질될 수도 있다”고 지적하면서 “하물며 운전면허를 따도 면허가 있는 것과 운전을 충실히 할 줄 아느냐는 별개”라고 덧붙였다.
이주연기자 gold@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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