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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세브란스서 제2의 인생, 박정수 교수
[ 2009년 04월 01일 02시 59분 ]
최근 연세의대 세브란스병원은 대학 자율화 추진과제의 일환으로 인사제도를 개선했다. 의료 인력을 보다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다. 연세의대는 전임강사제도를 폐지하고 교육과학기술부에 등록이 되지 않는 임상교수를 확대 운영키로 했다.

그 첫 번째 사례로 외과 박정수 교수(66)가 2월 정년퇴임 이후 강남세브란스로 옮겨 진료를 계속한다. 교수는 일할 수 있는 기회를 다시 받아 좋고, 병원은 인력부족을 탄력적으로 해결해 좋은 1석 2조다.

그렇다고 아무나 병원의 러브콜을 받는 건 아니다. 갑상선 분야의 권위자로 꼽히는 박정수 교수는 지난 2년간 병원 수익창출에 기여한 업적을 인정받아 재임용됐다. 인생의 한 장을 마무리하며 새 장을 여는 기분은 어떨까.

퇴임에 이어 강남세브란스행이 결정된 이후 박 교수의 목소리는 들떠있었다. 그는 "수술을 계속할 수 있게 돼 행복하다"고 했다. “수술은 제게 일이 아니에요. 인생의 즐거움이죠. 수술실에서 클래식음악을 듣기도 하고 제자들을 가르치며 농담을 주고받기도 하고….”

평생해온 일이다. 나이가 들수록 외과의란 직업을 더 사랑하게 됐다. “젊었을 때는 만날 깨지고 수술도 많아 일이 고달프고 힘들다고만 생각했어요. 그래도 환자를 살려냈을 때의 희열은 엄청났죠.” 지나고 보니 아쉬움도 남는다. “그때는 혈기는 좋았으나 판단의 오류가 좀 있었죠. 환자나 그 가족을 대하는 태도나 마음도 지금과 달랐어요.”

잠시 생각에 잠겼던 그의 목소리가 벅차올랐다. “이 직업을 택하길 정말 잘했단 생각이 듭니다. 평생을 행복했어요.” 눈만 나빠지지 않는다면 언제까지나 의사로 살고 싶다. “나이가 들수록 판단은 정확해지죠. 오류를 범할 확률도 줄어들고, 수술이 정밀해집니다.”

계속하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을 때부터 안하던 운동을 시작했다. 체육관에서 러닝머신도 하고 때론 한강변을 걸었다. 혈압을 위해 남과의 다툼을 피하고 낙천적으로 생각하려 애썼다. 퇴직을 앞두고도 더 열심히 일했다. 그 결과 여기저기서 러브콜을 받으며 정년을 맞았다.

모교에서 받은 사랑을 갚겠다며 강남세브란스를 선택한 박정수 교수. 그는 언제까지 수술을 하고 싶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갑상선 여행은 계속됩니다. 내 심장이 수술실에서 멈출 때까지…." 일에 대한 열정이 나이를 훌쩍 뛰어넘은 지 오래다.

[위 내용은 데일리메디 오프라인 9호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이주연기자 gold@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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