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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회들 영역파괴는 진행형…변신은 무죄
[ 2009년 04월 02일 21시 58분 ]
[기획 상]
대한의학회 산하 학회들이 변하고 있다. 그동안 논문 및 학회지 발행과 학술행사 진행, 진료의 질 유지 등 순수하게 학문적 측면에 초점을 맞춰왔던 학회들이 점차 회원들의 요구와 고충을 들어주면서 틈새 수익모델 찾기에 나서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경기한파와 과별 특성으로 인해 환자 수급에 어려움을 겪는 진료 과에서 두드러진다. 여타의 의사들처럼 저수가, 경영난, 과다경쟁 등 삼중고에 의료사고분쟁과 전공의 기피, 저출산 등 6중고에 처한 산부인과가 그 대표적인 예다.
대한산부인과학회는 지난 3월 8일 ‘제2회 산부인과 의사를 위한 유방질환 워크숍’을 열었다. 이날 행사에는 300여 명의 산부인과의사들이 참석해 이른 아침부터 오후 늦게까지 유방진찰법과 유방성형수술 노하우 등에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2007년 ‘유방질환의 진단과 치료’란 주제로 연수강좌를 연 산부인과학회는 보다 체계적으로 유방 분야에 뛰어들기 위해 유방장학제도 개설과 해외연수, 하루 집중코스 워크숍 등을 계획하고 있다. 외과 영역으로 알려진 유방질환에 산부인과가 학회 차원에서 영역을 넓히는 것이다.
이와 관련, 산부인과학회 학술위원장을 맡고 있는 연세대의대 이병석 교수는 “현실적 여건이 어려운 산부인과 의사들이 ‘왜 이러한 교육을 학회 차원에서 해결해주지 않느냐’며 건의를 많이 해왔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산부인과학회 은대숙 부회장은 “많은 여성 환자들이 유방질환과 관련해 외과보다 산부인과를 많이 찾고 있는데, 그동안 산부인과 의사들 경험이 부족해 적극적인 처치가 어려웠다”면서 회원들의 실질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학회가 관련 행사를 진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산부인과학회는 "환자가 늘고 있는 유방질환 분야로 나아가야 앞으로 산부인과가 살 수 있다"며 강력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먹고 살기 힘들다고 아우성인 산부인과가 유방질환은 물론 요실금에도 손을 뻗어오자, 비뇨기과도 학회 차원에서 개원의들을 대상으로 요실금 수술에 대한 교육을 실시하는 등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대한비뇨기과학회측은 이러한 활동을 통해 개원가의 경영난 해소와 타과의 영역침범으로부터 비뇨기과 영역 굳히기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성형외과도 개원가와 학회가 손을 잡고 타과의 영역침범으로부터 내부를 지키기로 했다. 이들은 학회 차원에서 최신 술기를 연구하고, 개원가에 연구 자금을 지원하면서 타과 전문의들과의 시술경쟁에서 비교우위를 점하겠다는 전략이다.
대한소화기학회도 기존에 다루지 않았던 비만치료를 소화기 영역으로 끌어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소화기학회는 지난해 11월 추계소화기연관학회 합동합술대회 주제를 ‘비만과 소화기 질환’로 잡고 비만치료 시장에 뛰어들 뜻을 비쳤다.
고신대학교 의과대학 내과학교실 박무인 교수는 연제발표에서 “앞으로 국내 소화기내과 의사들도 미국 의사들처럼 비만의 원인을 규명하고 새로운 치료법을 개발하는 등 비만연구를 주도적으로 전개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으로는 다른 과의 반발을 의식한 발언도 나왔다. 소화기학회 김도용 부총무는 “비만은 이제 우리 과가 아니면 안 된다는 인식이 사라졌다. 앞으로 여러 과가 협력해 진료하는 사례가 많아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산부인과학회도 외과 영역에 뛰어드는 이유를 “외과에 유방암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전문의가 드물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환자들을 위해서라도 산부인과가 적극적으로 유방질환에 뛰어들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들 학회는 외국에서는 우리 과가 이 분야를 진료한다는 사례를 통해 정당성을 찾기도 했다.
[위 내용은 데일리메디 오프라인 9호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이주연기자 gold@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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