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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행 수가계약, 저수가 위한 고시제 전락"
[ 2009년 04월 03일 07시 30분 ]
"현재의 수가계약은 요양기관의 기대치에는 훨씬 못 미치는 평균 수가조정율을 미리 고정시켜 놓고, 그 범위 안에서 공단 이사장과 요양기관 대표가 체결하려다 번번히 실패하는 경우가 많았다."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이상돈 교수는 3일 건강보험공단 금요조찬토론회에서 주제발표를 통해 현 주소를 짚고 "결렬되면 사실상 복지부 장관의 수가고시에 의해 대체돼 버리는 결과가 발생했다"며 이 같은 문제점을 재차 지적했다.
특히 저수가 정책을 고수하기 위해 수가 계약의 거듭된 결렬을 방치하는 것은 건강보험의 사회보장적 기능을 '현실적으로'가 아니라 단지 '상징적으로'만 유지하려는 정책의 결과라는 게 이상돈 교수의 주장이다.
그는 "저보험료, 저급여, 저수가 체제에서 시민들이 높은 사보험비와 사적 진료비를 부담하는 현실은 차라리 '적정보험료, 적정진료, 적정수가' 체제에서 사보험비와 사적 진료비를 적게 또는 전혀 부담하지 않는 경우와 비교하면 '조삼모사'나 다름없다"고 맹공했다.
이상돈 교수는 "수가계약제의 실패는 정부에게만 정치적 이익을 가져다줄 뿐이고, 요양기관과 가입자에게는 각각 재정적자와 실질적인 보장성 약화라는 불이익을 가져다 준다"고 꼬집었다.
수가계약자가 현실적으로 수가고시제로 전락한 것은 무엇보다도 재정운영위원회와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의 구성과 조직 및 운영이 정부의 저수가 정책을 뒷받침하는 방향으로만 이뤄졌기 때문이라는 지적.
이에 이상돈 교수는 수가계약의 자율성 회복을 위한 기구 개혁과 공익 대표의 공정성 확보를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특히 수가계약제도를 회생시키기 위해 당장 취해져야할 개선점은 재정운영위원회와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두 기구의 조직 및 운영 방식을 바꾸는 일이라고 제안했다.
우선, 재정운영위원회는 가입자와 공익 대표로 구성돼 있는데 가입자 대표성을 재해석해야 한다는 것.
이상돈 교수는 "재정운영위원회가 보험자가 요양기관(공급자)와 수가계약을 체결할 때 가입자들의 의사를 반영하기 위한 통로가 돼야 한다면 그 위원회에 참여하는 가입자의 대표는 의료 소비자를 대표하는 단체들로 구성돼야 한다"고 말했다.
같은 맥락에서 재정운영위원회에 가입자 대표가 소비자 단체와 시민패널로 구성되면 그 기구의 조직상 위치가 공단에 소속될 필요가 없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그는 "가입자 대표는 재정운영위원회를 통해 수가계약에 참여할 것이 아니라 독립된 기구로 설치될 필요가 있다"면서 "국민건강보험법에 새로운 법정 기구로 조직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역시 개혁의 방향을 재설정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이상돈 교수는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는 재정위원회와는 달리 수가계약보다 거시적인 재정 관련 사항을 심의하는 기구로 거듭날 필요가 있다"면서 "보험 재정의 수지 균형을 맞추는 기구가 돼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그는 "수가는 수가계약이 결렬됐다고 해서 장관이 직권으로 결정, 고시하기보다는 '협상→조정→중재'로 이어지는 형태로 결정돼도록 해야한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이하 건정심) 구성도 '가입자 8인, 공급자 8인, 보험자 4인, 공익대표 4인'에서 건강보험에 관한 학식과 경험이 풍부한 공익대표를 8인으로 늘려 실제 협상에서 캐스팅보트를 쥘 수 있도록 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정숙경기자 jsk6931@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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