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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첩]'석면 탈크' 제약사에 떠넘긴 식약청
[ 2009년 04월 09일 22시 15분 ]
베이비 파우더로 시작된 '석면탈크' 파동이 결국 제약계에 엄청난 회오리 바람을 몰아쳤다. 9일 식약청은 120개사 1122개 제품에 대한 판매·유통 금지 및 회수 명령을 내려 제약계의 반발이 예상되고 있다.

이번 회수 명령을 보면 식약청이 제약계에 그 책임과 짐을 떠넘긴다는 생각을 지우기 힘들다. 회수 조치에 따른 비용과 손실은 고스란히 제약사가 떠맡게 됐다.

식약청이 회수 명령을 내린 제품은 무려 1122개. 관련 회사만도 100곳이 넘는 120개사다. 통상 2~3개월의 판매분을 시중에 유통시키고 창고에 보관하는 물량까지 생각한다면 제약계가 감당해야 할 손실분은 수천억원에 달한다.

또한 회수 조치에 따라 이를 시행하기 위해 들어갈 비용 역시 만만치 않은 실정이다. 요즘 같은 경기불황에 일부 제약사로서는 감당키 어려운 몫일 수 있다.

식약청은 부실한 탈크 원료 관리에 대한 일말의 책임을 지지 않은채 모든 관리책임을 제약사에 떠넘겨 버리는 무책임한 행정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인 것이다.

식약청이 내세운 회수조치 명분은 "국민 안심과 불안감 해소 차원"이다. 하지만 중앙약사심의위원회에 참석한 위원들 대부분이 경구제에 사용된 탈크 성분은 극히 미미해 안전성에는 문제가 없다는 데 동의했다.

윤여표 식약청장 역시 9일 "미량의 석면이 포함된 탈크를 사용한 의약품 복용으로 인한 인체 위해 가능성은 미약하다"고 말해 이 같은 전문가들 의견에 동감을 표했다. 과반수가 넘는 전문가들 의견에도 불구하고 식약청은 소비자의 불안감 해소차원과 국민 안심을 위해 제약사에 책임을 떠 넘긴 것이다.

제약계는 '설마설마' 하면서 회수 명령까지 내려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희망을 가졌지만 이번 조치에 대해 일단 행정처분이기 때문에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어쩔 수 없지 않냐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식약청이 이렇게까지 대규모의 회수 명령을 조치할 줄 몰랐다"며 "탈크 원료 관리의 부실은 생각하지 않고 제약사에 모든 책임을 넘겼다는 의구심을 지울 수가 없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물론 제약계 역시 이번 석면탈크 파동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다. 식약청의 원료 관리 소흘도 문제지만 제약사들 역시 의약품 제조에 따른 책임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 쳐도 문제가 된 의약품이 안전하다는 데 동의한 식약청이 이를 단순히 제약사에만 책임을 물게한 것은 자신들의 책임은 회피하겠다는 의도가 엿보인다. 오히려 국민들의 불신감 해소를 위해 식약청이 앞장서 해당 제품이 인체 무해하다는 것을 알리는 방안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것이다.

위해 의약품이 국민들 사이로 유통되는 경우는 있을 수도, 있어서도 안되는 일이지만 이번 식약청의 무책임하고 성급한 조치는 다시 한번 정책과 행정의 책임이 어디까지 인가를 생각하게 만든다.
이승재기자 leesj@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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