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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대비 100억대 준 경희 한방 왜?
[ 2009년 04월 12일 21시 53분 ]
의·치·한의대가 함께 있어 ‘한 지붕 세 가족’이란 별칭이 붙은 경희의료원. 특히 한방병원은 한때 수익성 면에서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며 인정을 받았다. 그러나 최근 경희대 부속한방병원이 위기가 아니냐는 소리가 들린다. 실제로 경희한방병원이 잘나가던 2000년에 비해 현재는 그 실적이 100억원대 가량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경희대 부속한방병원의 최도영 기획진료 부원장[사진]을 찾아가 물었다. 국내 최고의 한방병원이란 경희가 어렵다는 건 무슨 의미인가.

최도영 부원장은 현재의 상황은 비단 경희 한방병원만의 문제로 벌어진 일이 아니라고 답했다. “알다시피 지금은 국내외적으로 주변 여건이 모두 다 안 좋다. 때문에 모두들 예민해져있고, 한의계가 어렵기 때문에 우리도 어려울 수 있다고 본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의대 부속병원은 최근 실적이 상승하고 있다. 이에 그는 “양방은 국가에서 관리하는 질환도 많고, 보험혜택이 늘어나 환자들이 병원을 찾는 문턱이 낮아졌다. 반면 한방은 비급여가 많아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국민들은 아무래도 비용이 적게 드는 부분을 선택하기 때문에 한방으로 오는 환자 수가 줄어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정부와 병원에서 한방에 대한 지원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모든 게 투자에 의해서 발전하는 건데, 국가적으로나 병원 내부 정책적으로나 한방 R&D에 대한 투자가 너무 적었다. 최근 몇 년간 의대와 한의대에 투자된 설비와 기기 등을 따져봤을 때 현격한 차이가 난다.”

최 부원장은 “병원을 찾는 환자들의 눈높이가 상당히 높아졌다”면서 이들의 기대에 만족을 주기 위해서는 “한방이론에 맞는 한방 의료기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지난달 경희대 한의과대학이 개최한 ‘차세대 한방 의료기기 개발방향과 시장전망’ 포럼에서도 “한방은 양방에 비해 무기가 너무 없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앞으로 많은 치료 및 진단기기가 개발돼 환자들에게 많은 도움을 줄 수 있길 바란다”고 밝힌 바 있다.

여기에도 어려움은 있다. 한방의 약재와 기기 사업에 뛰어든 기업들이 대부분 영세하다는 것이다. 최도영 부원장은 “양방은 시장이 크다보니 스폰서와 글로벌 회사도 많지만 한방은 전체적 파이가 작아 힘든 것 같다”며 때문에 국가에서 전통의학을 육성하기 위한 다각도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경희 한방병원의 고민으로 출발했지만 이는 사실 대한민국 한의계의 고민과 같다.

한방은 시장 크기도 작거니와 시장의 성격이 변하고 있는 것도 영향이 크다. 가령 예전에는 보약이라고 일컫던 제제들이 지금은 건강보험식품과 생약제제로 변모해 홈쇼핑 등에서 팔리고 있다. 이에 대해 최 부원장은 “이러한 시장이 커지만 커질수록 한약시장이 줄어드는 것”이라며 고개를 저었다.

그는 이외에도 정치적 논리에 의해 수요예측을 않고 한의대를 세워 지난 10년 사이 한의사와 한의원 숫자가 급격히 증가한 것, 한방에서 개발된 신약을 한방에서 쓸 수 없게끔 묶여있는 법 등이 지금의 어려움을 가져온 원인 중 하나라고 꼽았다.

때문에 경희대 한방병원에서는 돌파구 마련을 다각도로 모색하고 있다.

최도영 부원장은 “앞으로 한방은 정체성을 찾는데 주력해야 한다”면서 “경희 한방은 가장 한방적인 진료를 통해 환자와 만날 생각”이라고 전했다. 이를 위해 전통 한의학의 특성을 극대화한 자연의학센터를 추진 중이다. 황토방과 뜸 치료실, 기 치료실 등이 포함될 계획이다. 그는 “환자들이 와서 보고 ‘아, 이게 한방이구나!’ 감탄할 수 있게끔 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수익성을 되살리기 위해서는 외국인 환자 유치를 극대화할 방침이다. “외국환자들이 현대의학에서 잘 치료가 안 된 난치병이나 관절질환을 치료하고자 한방병원을 찾아온다”면서 “이들의 요구에 부합하고자 한 병동 전체를 활용할 생각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주연기자 gold@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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