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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의원 진료비 부당청구에 뿔 난 시청자
[ 2009년 04월 14일 21시 43분 ]
병원에서 과다 청구된 진료비 부당청구에 대한 사연들이 방송되자 분노한 시청자들은 ‘병원 시스템의 문제’, ‘어이없다’는 등의 반응을 보이며 시청자 게시판을 뜨겁게 달궜다.
14일 밤 11시 15분에 방송된 MBC PD수첩은 ‘억울한 병원비, 두 번 우는 환자들’ 편에서 백혈병으로 아들을 잃은 황영례씨를 비롯 선천성혈관기형인 화염상모반을 앓고 있는 정은경씨 등 진료비가 부당하게 청구된 사례 등을 방송했다.
방송에 따르면 황씨는 지난 2004년 백혈병이 발병한 아들을 위해 집을 경매로 넘기면서까지 마련한 4000만원으로 치료를 유지해 왔으나 결국 2000만원의 수술비가 없어 마지막 골수이식 수술을 받지 못해 5년 동안의 투병생활을 끝으로 지난 3월 아들을 잃었다.
그런데 황씨 아들에게는 지난 2007년 1900만원을 환급받으라는 심평원의 통보가 있었던 것. 황씨는 제작진에게 “병원에서 부당하게 청구된 이 돈만 있었어도 아들이 골수이식을 받아 살아있었을 것이다”며 하소연했다.
얼굴에 선천성혈관기형인 화염상모반을 앓고 있는 정은경씨도 진료비가 부당하게 청구된 경우는 마찬가지. 정씨는 지난 3월 파산신청을 했다. 6년동안 1회에 100만원하는 레이저시술 비용을 충당하느라 신용불량자에서 결국 파산 신청하기에 이른 것.
그런데 심평원에 진료비 확인 민원을 제기한 정씨는 놀라운 사실을 알았다. 얼굴에 있는 화염상모반의 경우 보험 적용이 가능하며 1회에 단돈 2만2000원으로 치료가 가능하다는 것. 즉, 자신이 낸 1회 치료비 100만원의 1/50 금액이었다.
제작진에 따르면 실제로 지난 3월 15일 심평원은 2008년 진료비 확인 민원 총 2만여건 중 절반 이상이 허위 부당청구로 확인됐다고 발표했으며, 지난 2003년부터 6년간 허위 부당 청구는 8배 이상 늘어났다.
제작진들은 “민원제기건의 80% 이상이 종합병원이었다”며 “병원 진료비 과다 청구를 범죄로 생각하는 미국과 비교했을 때 우리나라 진료비 부당 청구 관련 처벌이나 징계가 너무 미약한 탓이 아닐까”라고 분석했다.
이날 방송이 나가자 시청자의견란에는 의료계를 비난하는 목소리가 쏟아졌다.
‘tai9’란 아이디를 가진 시청자는 “저도 예전에 입원을 몇 번 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마다 병원에서 너무 자본주의 논리로 환자를 갖고 논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며 “이번에 방송에서 문제를 속시원히 집어줘 가슴이 후련하기도 했지만 앞으로도 끊이지 않을 병원의 만행에 화가 나기도 한다”고 했다.
그는 “환자의 목숨을 갖고 노는 병원의 시스템은 정말 문제가 많다”며 “무엇보다 의사들 인성이 문제라고 생각한다. 인술이라는 말은 이제 죽어버린 것 같다”고 토로했다.
'kcg300'이란 아이디의 시청자는 “총 진료비가 35조원이고 부당청구 내역이 90억이니까 총진료비의 1%도 안되는 금액인데 그건 청구소송한 극소수 환자들 이야기고 소송 안 걸고 그냥 집으로 돌아간 사람들까지 조사해보면 내 단언하건대 수조원은 부당하게 청구됐다고 본다”며 “로스쿨 도입해서 법조인만 늘릴게 아니라 의사들도 많이 늘려야 한다”고 했다.
이외에도 ‘진료 받을 때 마다 부당청구 하는 건 아닌지 찝찝하고 불쾌할것 같다’ ‘돈 있으면 치료해주고 돈 없으면 내 쫓는 병원, 생명이 돈 보다 중요한 세상, 높아진 병원문턱 앞에서 그저 한숨만 쉴 뿐’ ‘아직까지도 후진국임을 여실히 보여주는 방송, 대한민국에 살고있다는 사실이 부끄럽다’ 등의 의견이 올라왔다.
반면 진료비 부당청구는 제도상의 미비로 인해 어쩔 수 없이 발생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한쪽 의견만 듣고 방송을 했다”는 'noblian'이란 아이디의 시청자는 “병원이 부당청구, 허위청구라는 이름하에 왜 그런 짓을 저지를 수밖에 없는지는 전혀 생각 안하냐”고 반문하면서 “의료 기술은 나날이 발전하는데 보험공단과 심평원에서 인정하는 부분은 그에 미치지 못한다. 즉 효과는 좋은 최신 약물이지만 심평원에서 건강보험으로 인정해주지 않기 때문에 비급여로 나가 부당청구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반박했다.
내과의사라고 자신을 소개한 시청자는 “‘진료비부당청구’라고 규정짓는 범위에는 의학적으로 올바르고 근거있는 치료를 했는데도 제도상의 미비로 보험청구가 불가능한 탓에 어쩔 수 없이 환자에게 실비를 청구하는 경우도 포함이 돼 있다”고 했다.
그는 이어 “병원이 이윤을 추구하게 하는 시스템에서 의사가 성자가 되기를 요구하는 것은, 한 직능집단에만 사회의 부조리로 인한 책임을 뒤집어씌우는 것이나 다름없다”며 “의사가 환자의 이익이 온전히 합치되려면, 의사가 환자만 생각하고 치료할 수 있도록 하게 하려면, 보건의료시스템 자체가 변화해야하고, 그것은 의사의 진료를 이윤과 효율이라는 명제로 얽어매지 않는 방향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은지기자 nej331@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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