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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범사업 끝난 '보호자 없는 병원'
[ 2009년 04월 14일 21시 55분 ]
“남편 없이 10여 년 간 애 둘을 키웠어요. 사는 것만으로도 힘든데 아프고 나니 간병하는데 돈이 많이 들어서….”

자신을 찾아준 국회의원의 손을 꼭 잡은 환자는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하고 주르륵 눈물을 흘렸다. 뇌출혈로 쓰러져 타 병원에서 3개월간 입원해 있다가 보호자 없는 병원을 찾아 여기까지 왔다는 그는 “저보다 더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사업을 확대해 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14일 오후, 한양대학교병원을 방문한 민주노동당 곽정숙, 홍희덕 의원은 ‘보호자 없는 병동’이 운영되고 있는 3개 병실을 둘러보면서 생생한 현장의 목소리를 들었다[사진].

보건복지가족부는 2007년 6월부터 전국 4개 병원(단국대병원, 한양대병원, 건국대병원, 화순전남대병원)을 선정, 지난해 6월까지 1년간 ‘보호자 없는 병원’ 시범사업을 실시한 바 있다.

시범사업은 간호관리료 2등급 이상 수준으로 간호사를 집중 투입하고, 시범사업 병실에 간병인 1인 이상이 24시간 상주하면서 환자의 일상생활을 지원하게 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해당 병실을 이용한 환자는 6~8인실의 경우 하루 1만 5000원을, 5인실의 경우 1만 8000원을 부담했다.

한양대병원은 시범사업이 끝난 후에도 환자들의 호응이 좋아 자체적으로 보호자 없는 병동을 운영하고 있는 상태다. 단 처음 실시할 때는 6인용 병실 6개로 시작했으나, 시범운영 종료 후 3개 병실로 축소해 운영해오고 있다.

“좋고도 위험한 사업”

방문 일정을 마치고 이어진 간담회에서는 곽정숙, 홍희덕 의원과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나순자 위원장, 남정현 한양대병원장과 병원 관계자 등이 참석해 '보호자 없는 병원' 추진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곽정숙 의원은 “환자가 마음 놓고 치료받을 수 있는 시스템이 복지의 가장 우선”이라며 “이번 추경안에 ‘보호자 없는 병원’ 관련예산이 편성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고, 민노당 의원은 5명밖에 안되지만 경제적으로 어려운 환자들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남정현 병원장은 보호자 없는 병동을 운영해오면서 느낀 점들을 솔직하게 고백했다.

그는 “내가 기획실장일 때 신청해서 우리 병원에 도입하게 됐는데, 물론 좋은 사업이긴 하지만 위험한 사업이기도 하다”면서 “'보호자 없는 병원'은 서울이 아닌 지방에서 할 사업”이라고 주장했다.

본인이 공중보건학을 전공한 의사로서 인구밀도나 고령화 추세를 따져볼 때 실제 보호자가 없는 독거노인이 많은 지방에 우선적으로 보호자 없는 병동을 설치해야 한다는 것이다.

남 병원장은 또한 보호자 없는 병원 운영 시 불거질 수 있는 책임 문제를 거론하면서 “지금까지는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해왔다고 보면 된다”고 털어놨다.

시범운영은 해왔지만 의료사고나 사망사고 시 지침이 미흡해 병원에서 이를 전적으로 책임지는 문제가 발생한다는 지적이다. 그는 “간병인의 역할 범위, 보호자 동의 문제 등 발생할 수 있는 사안의 밑바탕을 정부가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정현 병원장은 “복지사업은 가장 중요한 게 지속성인데 사업을 확산시켰다가 확 접는 경우가 다반사”라며 “지속성이 떨어지면 시작을 안 하니만 못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보건노조는 '보호자 없는 병원' 실현 1단계로 올해부터 2012년까지 인력(4만 3822명) 및 추경예산(3857억원)을 확보해 시범사업을 실시하고, 2013년부터 전면시행하는 것을 목표로 투쟁 움직임을 전개해오고 있다.
이은빈기자 cucici@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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