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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포괄수가제 임박…"DRG 환상 지나쳐"
[ 2009년 04월 17일 03시 18분 ]
"기존의 지불시스템(행위별수가제)보다 우월하다는 점을 입증해야 한다. 신포괄수가제도를 도입함으로써 얼마나, 어떻게 의료비가 절감되는지 확실한 근거를 가지고 병의원들을 설득해야한다. 꼭 시범사업을 해봐야 아는 건가. 똥인지 된장인지 맛을 봐야 아는 건 아니다."

기존의 포괄수가제를 리모델링한 신포괄수가제(DRG). 공단 일산병원 입원환자를 대상으로 실시되는 시범사업이 20일로 '임박'한 가운데 부작용을 우려한 목소리가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17일 차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 지영건 교수는 건강보험공단(이사장 정형근) 조찬토론회에서 '신포괄수가제도의 안정적 정착 방안' 발표를 통해 이 같이 맹공했다. 시스템, 인프라, 목적이 다른데 무조건 미국을 모델로 한 DRG 운영은 위험하다는 지적이다.

앞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원장 송재성)은 "기존 7개 질병군을 대상으로 하고 있는 포괄수가제(DRG)를 리모델링, 신포괄지불제도를 실시하겠다"면서 "우선 20개 질병군에 대해 시범사업에 들어간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지영건 교수는 시범사업 자체에 회의적인 시각을 내비치면서 "기존 포괄수가제의 약점을 행위별수가제로 보완해 의료계의 반발을 피하고, 또 궁극적으로 기존 포괄수가제로 가기 위한 전 단계가 아니냐"고 꼬집었다.

예컨대, 10만원 기준을 단계적으로 상향해 기준을 없애버리면 결국, 행위별수가제 보완 폐지로 가는 것이라는 계산이다.

지영건 교수는 "우리나라는 현재 행위별수가제이므로 어느 정도 건수가 예상되면 투자하고, 일단 투자하면 건수를 늘리는 게 최우선"이라면서 "고가 처방은 이미 심평원이 엄격하게 통제하고 있다"고 주장을 뒷받침했다.

실제 고액 진료비가 발생되는 대형병원에서는 오히려 오래 전부터 재원 일수 감소를 병원 정책으로 설정하고 있다는 것.

무엇보다 우리나라에서의 DRG 효과에 대해 의문점을 제기했다.

지영건 교수는 "재원일수 감소로 인한 의료비 절감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라면서 "고가 처방, 중복 처방, 비효율 처방을 감소시켜 의료비 절감 효과를 기대해 볼 수 있으나 이미 상당히 통제되고 있어 의사의 협조가 절대적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결국, 우리나라에서 DRG 효과는 병원 경영진의 판단보다는 의사의 처방이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는 의미다.

그렇다면 병원에서는 왜 DRG를 선택할까.

지영건 교수는 "행위별수가제든, DRG든 병원 입장에서는 생존을 해야하고, 순수익이 증가하는 선택을 할 것이다. 그러나 병원이 DRG를 받아들였다 해도, 정작 의사들에게 진료 자원 소모 감소를 독려할 방법이 마땅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신포괄수가제 도입은 정부와 병원의 비즈니스일지는 몰라도, 우리나라에서 궁극적으로 성패를 좌우하는 것은 병원과 의사와의 비즈니스"라고 잘라 말하며 "결국 공단 일산병원에서는 병원과 의사와의 비즈니스 모델의 모범 사례를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진단명군별로 수가를 정해야 하는 것도 문제다.

지영건 교수는 "외국과는 다른다. 청구지불보상이 아닌 예산 배정 기준으로 쓰는 유럽권 국가에서는 DRG 점수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현재 기술/여건에서도 행위별 청구 자료에서 중증도를 반영해 진단명군별로 입원당 진료비는 병원별, 의사별로 조사 가능하다"고 말했다.
정숙경기자 jsk6931@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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