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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CI인증 업무 제휴' 마냥 반길 일인가
[ 2009년 04월 19일 21시 45분 ]
[초점]대한병원협회가 최근 국제의료기관 인증기구인 JCI와 업무제휴 관련 양해각서를 체결하면서 국내 병원계에 JCI 열풍이 예고되고 있다.

병원협회는 ‘이번 MOU 체결로 인해 JCI 인증에 필요한 비용과 시간을 절약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며 병원들의 인증 참여를 독려하는 모습이다.

실제 이번 계약을 성사시킨 지훈상 병원협회 회장은 지난 17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MOU 체결의 의미와 함께 인증 획득시 얻어지는 효과에 대해 설파했다.

병원협회가 JCI 인증을 위한 국내 창구 역할을 수행함으로써 매뉴얼 한국판 번역은 물론 교육, 컨설팅까지 담당해 주는 만큼 인증이 한결 쉬워 질 것이란게 요지다.

물론 현재 독자적으로 JCI 인증을 추진하고 있거나 향후 계획이 있는 병원들로서는 병원협회의 역할에 큰 기대감을 갖는게 당연하다.

쾌거(?)의 그늘

하지만 일각에서는 병원들의 이익단체인 병협이 자칫 자충수를 두는게 아니냐는 우려의 시각들이 나오고 있다.

그 우려의 기저에는 현재 복지부가 시행중인 의료기관평가가 깔려있다.

복지부는 의료기관평가를 둘러싼 논란이 끊임없이 제기되자 이번 2주기 평가를 끝으로 의료기관평가 시대의 막을 내리고 인증제로의 전환을 공언한 상태다.

아직 인증방식과 운영주체 등 인증제에 관한 구체적 사안이 정해지지 않았지만 의료기관평가의 맥(脈)을 잇는다는 관점에서 어떤 형태로든 ‘국가인증’이 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국가인증으로 전환될 경우 의무가 아니더라도 의료기관들 입장에서는 인증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음은 자명한 일이다.

대형병원들은 규모와 명성에 걸맞게 국가인증병원 마크를 의무적으로 달으려 할 것이고 중소병원들은 환자들에게 어필하기 위해서라도 국가인증을 받으려 할 것이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바로 복지부의 인증제 전환 시점과 맞물려 병원협회가 JCI 측과 MOU를 체결했다는 점이다.

현재 국내 병원들의 JCI 인증 열망은 대단하다. 세브란스병원이 스타트를 끊은 이후 내로라하는 대형병원은 물론 중소병원, 전문병원들까지 JCI 신드롬을 쫒고 있다.

병원협회도 향후 50여개 병원이 JCI 인증을 추진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으며 병원들의 JCI 인증을 부추기고 있다.

더욱이 내달부터 해외환자 유치 사업이 본 궤도에 진입할 경우 국내 병원들의 JCI 인증 열기는 더욱 달아오를 전망이다.

이렇게 되면 국내 의료기관들은 복지부가 주도하는 국가인증과 JCI 인증을 동시에 받아야 하는 상황에 놓일 공산이 크다.

즉 국내용과 해외용 두 가지 인증을 한꺼번에 받아야 하는 부담을 갖게 되는 것이다.

잔인한 선택은 의료기관의 몫

복지부의 의료기관평가가 시작될 당시부터 세브란스병원을 빗대 세계적 인증인 JCI를 받은 기관에 대해서는 평가를 면해 준다거나, 인증제 전환시에도 자동 인증 혜택을 부여해야 한다는 주장들이 제기돼 왔다.

하지만 복지부는 예외 없이 세브란스병원에 대해서도 의료기관평가를 시작했고 인증제 전환에서도 ‘자동인증’ 혜택에 대해 회의적인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자동인증’에 대해서는 병원협회도 적극적이지 않은 모습이다.

이왕준 병원협회 정책이사는 “국내 인증과 해외 인증은 그 주체와 기준부터 엄연히 다른 만큼 동일시 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중첩되는 평가 항목에 대해서는 부분 면제 방식을 고민해 볼 수 있다는게 병협의 입장이다.

결국 복지부의 국가인증과 JCI 인증은 국내 의료기관이 동시에 풀어나가야 할 숙제가 될 수 밖에 없다.

두 가지 인증 모두를 받지도, 그렇다고 안 받을 수도 없는 병원들에게는 너무나 잔인한 선택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는 셈이다.
박대진기자 djpark@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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