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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같은 약인데 값은 96배 차이?
[ 2009년 04월 23일 01시 35분 ]
동일한 약이 해당 의료기관의 입찰 방식에 따라 최대 96.1배에 달하는 가격 차이가 발생하고 있다.
이는 총액으로 입찰하는 약가 입찰방식 때문이며, 음성적인 리베이트로 연결된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23일 국회 보건복지가족위원회 손숙미 의원(한나라당)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의약품 공급 실태'가 확인됐다.
일례로 A제약사는 뇌졸중치료제 한 정을 한 종합병원에 수의계약 형태로 1739원에 공급했다. 그러나 다른 병원에는 공개입찰 방식으로 판 가격이 18원에 불과했다. 똑같은 약을 96배가 넘는 가격 차이로 공급한 것이다.
B제약사도 비슷한 방식으로 판매한 약값이 최대 51.1배 차이가 났다.
현행 약가제도는 실거래가 상환제도인데, 이는 급여대상 의약품 가격에 대해 병원과 유통업체가 실제 거래한 내역을 보상해주는 시스템이다. 경쟁 입찰을 통해 약값을 낮추고, 낮은 약값을 반영해 실거래가를 낮추는 등 약제비를 절감하겠다는 취지이다.
그러나 보건복지가족부는 약값이 너무 낮아진다는 이유로 경쟁입찰에서 형성된 가격을 약값에 반영하지 않고 있다.
손숙미 의원실이 의료기관에 납품했던 제품 중 가격 차가 가장 컸던 9개 품목을 선정해 출하가와 유통과정에 따른 마진을 파악한 결과, 6개 품목이 출하가가 실거래가로 표시됐다. 제약사에서 영업상 불이익을 받지 않으려고 허위로 신고 한 것이다.
출고가가 100원인 A의약품이 각 유통단계에서 평균적으로 96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심평원 관계자는 "의료기관이 어느 시점에 싸게 납품을 받아도 입찰 때마다 가격이 다르고 재고도 쌓여 있어 그대로 청구하는 경우가 드물고 단속도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약사가 정보를 제공하지 않은 데에 대한 과태료는 부과할 수 있지만 허위정보에 대해서는 제재할 방법이 없다"고 덧붙였다.
현행 약사법(제98조)에 의하면 의약품등의 생산실적 또는 수입실적 등을 보고하지 않으면 100만원 과태료가 부과된다.
현행 의약품 입찰방식은 리베이트로 활용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더욱 문제가 된다.
실제로 이번 조사에서 병원으로 (의약품이)직접가는 형태가 가장 유통마진이 적었고, 도매상을 통해 병원으로 가는 유통단가가 가장 높았다.
예를 들어 병원이 100원짜리 의약품을 100원에 구매해 청구해 놓고 제약사와는 이면계약을 하는 이른바 리베이트의 대표적인 형태라는 설명이다.
제약사가 의료기관 입찰시 항상 다른 품목으로 리베이트를 실시하는 것을 고려했을 때 의약품은 제약사의 주요 리베이트 수단으로 추정된다고 손 의원실은 지적했다.
손숙미 의원은 "약제비 절감을 위한 공개경쟁입찰제도를 일반 요양기관에도 확대해야 한다. 정확한 출고가와 유통마진 파악을 위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음상준기자 esj1147@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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