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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비'와 병원, 그리고 외국인 환자
[ 2009년 04월 23일 22시 12분 ]
해외환자 유치가 허용되는 의료법 개정안 시행이 임박한 가운데 국내 병원들은 최근 120억원에 달하는 손해배상금 판결을 받은 가수 ‘비’의 사례를 주목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의료소송 전문으로 잘 알려진 법무법인 화우 이경환 변호사는 23일 열린 한국의료법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외국인 환자와의 법적 분쟁을 고찰했다.
이경환 변호사는 “외국인 환자에 대한 의료서비스 과정에서 생긴 의료사고로 인한 법적 분쟁은 국제사건에 해당되는 만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가수 ‘비’의 사례를 소개하며 국내 의료기관들은 국제사건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실제 최근 ‘비’는 미국 하와이 호놀룰루 연방법원으로부터 공연 계약 위반에 따른 손해배상금으로 120억원을 지급하라는 평결을 받았다.
이경환 변호사는 “국내 법에는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가 없는 만큼 국내 법원에서 재판했다면 그렇게 많은 손해배상액이 인정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목할 점은 국내 의료기관들도 가수 ‘비’처럼 외국 법정에 서게 될 경우 국내에서는 상상할 수도 없는 막대한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현행법 상 채권자인 외국인 환자의 주소지 법원에 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만큼 국내 의료기관이 외국 법원에 제소 당할 수 있는 가능성은 충분하다는게 그의 견해다.
이 변호사는 “만약 의료기관이 외국 법원에 의료사고로 제소당하면 통상 우리나라 보다 손해배상의 액수가 큰 미국의 경우 엄청난 액수의 배상금을 떠안게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비’의 경우와 같이 대한민국 내의 재산이 아니라 외국 현지의 재산에 대해 바로 강제집행이 가능한 만큼 의료기관들에게는 절대적으로 불리하다는 것.
뿐만 아니라 외국 법원의 판결은 우리나라 법원 판결과 마찬가지의 효력을 갖게 되므로 국내 재산에 대해서도 얼마든지 강제집행이 가능하다.
이경환 변호사는 외국 법원에서의 재판 받는 일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방안으로 ‘관할합의’와 ‘표준계약서’를 제시했다.
우선 ‘관할합의’란 당사자의 합의에 의해 생기게 되는 관할을 말하며 분쟁 발생시 사전에 정한 관할법원에서만 소송이 가능한 제도다.
이경환 변호사는 “관할합의는 의료기관 소재지 법원으로 지정하면 된다”며 “외국 법원에 서기 싫다면 외국인 환자와 의료서비스 계약을 체결할 때 관할합의에 관한 조항을 둬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또한 국제적으로 통용될 수 있는 표준계약서도 외국인 환자와의 의료분쟁 발생시 외국 법원이나 외국 법률의 개입 없이 해결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이 변호사는 “표준계약서 내용에 준거법이나 관할합의 조항을 넣어두면 사고를 당한 환자에게 국내 법원에의 제소를 유도하는 사실적 효과가 있으므로 외국 법원에의 응소나 과도한 손해배상금을 피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대진기자 djpark@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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