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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첩] 분만실 폐쇄냐, 아니냐 논란
[ 2009년 04월 27일 21시 59분 ]
기자는 지난주 중대 용산병원이 산부인과 분만실을 폐쇄한다는 내용을 단독 보도했다. 이어 다음날 기사에서는 대학병원 산부인과 분만실이 폐쇄되면 전공의 교육이 제대로 이뤄지기 어렵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 기사가 나가자, 중앙대의료원 홍보실은 “기존 용산병원 산부인과 전문의 2명이 5월 1일자로 흑석동 중대병원으로 발령되는 것은 사실이나, 5월에 의사 1명을 새로 충원해 용산병원은 2명으로 운영할 계획”이라며 “현재로서는 용산병원 분만실의 운영과 관련 이전이나 폐쇄 등 어떤 결정도 내린 바가 없다”고 반박하는 글을 내보냈다.

기자가 오보를 낸 걸까. 아니면, 중대 병원이 사건을 수습하고자 거짓말을 하고 있는 걸까. 당사자인 기자가 직접 밝혀본다.

기자는 최근 용산병원 산부인과가 분만실을 폐쇄한다는 제보를 받고 취재에 돌입했다. 이 과정에서 이번 사안이 추측만 돼왔을 뿐 아직 실무자들에게까진 통보되지 않았으며, 용산 병원장과 중대의료원장 등 집행부 회의에서만 오고간 내용임을 확인했다.

이에 최종결정권자인 하권익 중대의료원장에 용산병원의 분만실 폐쇄 여부를 물었다.

하 의료원장은 22일 “흑석동은 그래도 활발한데, 용산병원 산부인과는 의사가 하릴없이 놀며 자리만 차지하고 있다”면서 “이번 결정은 양쪽 인원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인원 배치”라고 말했다. 5월 1일부로 전문의 2명을 흑석동으로 발령 냈다는 사실도 그에게서 나왔다.

그는 ‘폐쇄냐’는 질문에 처음 “임시폐쇄지, 영원히 아예 닫겠다는 게 아니다”라고 답했다가 이후 “폐쇄라는 말은 좀 그런데, 폐쇄가 아니라 효율적 운영을 위한 인원 배치”라고 말을 바꿨다. 폐쇄(閉鎖)는 기관이나 시설을 닫는다, 없앤다, 운영하지 않는다, 기능을 정지한다는 말과 같다.

다음날인 23일 ‘용산병원이 분만을 하지 않는다면 전공의 교육은 어떻게 되는가’에 대해 다시 물었다. 하권익 의료원장은 “용산병원 전공의는 흑석동 중대병원으로 파견하면 되기 때문에 교육엔 아무런 지장이 없다”고 했다. 만약 분만실이 없어지지 않는다면 이 같은 대답이 나올 수 없다.

그럼에도 중대의료원 홍보실은 24일 기자에게 “기사를 내려달라”고 요구했다.

이유를 묻자 “의사 1명을 충원하기로 해, 폐쇄는 사실이 아니라고 하더라”며 “기사를 내려달라”는 말을 반복했다. 기자가 ‘이는 의료원장님 등을 통해 사실 확인을 거친 내용’이라며 거부하자 10여분 후, “용산병원 산부인과와 관련 일부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라는 이메일을 각 매체에 돌렸다.

이 주장대로라면 중대의료원장은 사실이 아닌 내용을 기자에게 전달했단 뜻이다. 이에 하권익 의료원장에 사실 여부를 재확인했다.

28일 ‘폐쇄냐’는 같은 질문에 그는 “축소 운영”이라고 답했다. ‘그럼 용산병원이 계속 분만을 하는 건가’ 묻자 “분만 환자가 오면 받는다. 10분 거리에 있는 흑석동 중대병원으로 모시겠다”고 했다.

‘그 말이 즉 용산병원은 분만실을 운영하지 않겠다는 것 아닌가’라고 하자 ‘축소’를 강조하며 “용산병원과 흑석동 중대병원은 같은 병원이기 때문에 지원이 가능하다. 거리가 가깝지 않았으면 이런 생각을 하지도 못했다”는 말로 즉답을 피했다.

이어 ‘용산병원 산부인과를 축소하는 거라면 왜 의사를 1명 더 뽑는가’라는 질문에는 “누가 그러냐? 그런 보고는 못 받은 것 같다”며 “분만이 한 달에 5건도 안 될 때도 있었다. 의사를 부지런하게 뛰게 만들어야지 게으른 상태로 두면 안 된다는 보고를 받고 방안을 강구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민명국 용산병원장은 “새로 충원된 전임의 1명이 오늘부터 출근했다. 정식 발령은 1일부터다”라고 의료원장의 말을 정정했다. 이어 민 병원장은 “분만실을 운영하기가 힘드니까 흑석동 중대병원과 공유하는 것”이라며 “전공의 교육에 대해서도 지적했던데, 산부인과 전공의는 학회에서 정원(TO)을 안 줘 지금도 4년차 레지던트 1명밖에 없다”고 말했다.

진행된 취재는 여기까지다. 이를 토대로 용산병원 분만실 문제를 폐쇄로 볼 것인지, 축소로 볼 것인지는 각자의 판단에 달렸다. 빨간색이냐, 시뻘건색이냐 식의 소모적인 시시비비는 여기까지이길 바란다. 이는 분만실을 폐쇄한 게 ‘누구냐’ 보다 '대학병원 분만실이 폐쇄됐을 정도로 저출산 문제가 심각하다'는 사실과 관련 문제를 짚고 대책마련을 촉구하는 일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주연기자 gold@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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