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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수매독으로 극심한 통증 '알퐁스 도데'
[ 2009년 04월 28일 21시 46분 ]
프랑스 남부 프로방스 지방의 작은 마을 퐁비유의 언덕 위에는 풍차가 서 있다. 이 풍차에는 사연이 있다. 증기기관이 도입되며 하나 둘 사라져가는 프로방스의 풍차를 끝까지 고집한 코르니유 영감의 비극적인 삶이 '코르니유 영감의 비밀'이란 소설에 담겨 있다. 이 소설의 작가는 알퐁스 도데다.
알퐁스 도데는 프랑스의 님이란 지방에서 태어났다. 비단 도매상을 하던 아버지가 파산하자 학교를 중퇴한 후 사환으로 일했다. 1857년 파리로 간 그는 시집 '연인들'을 출판했고, 이어 어린 시절 프로방스지방 사람들의 소박한 생활을 그린 아름다운 작품을 많이 썼다. 1870년 보불전쟁 때 국민병으로 지원, 비참한 전쟁을 체험한 후에는 애국심을 고취시키는 작품도 많이 남겼다.
도데의 작품들은 고발적 요소가 강하지만, 표현은 늘 은유적이다. 그의 소설에는 비참한 광경도 정감 있게, 악인도 유머러스하게 그려진다. 인간의 선량함을 믿은 그의 정신세계는 풍성한 여유가 가득했던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의 삶은 그렇지 않았다. 젊은 시절 내내 가난했고, 나중에 유명해져 살만하게 된 뒤에는 죽을 때까지 '척수 매독'이란 병에 시달렸다.
키는 작지만 따스한 성격에 구레나룻이 멋졌던 그는 파리 여성들에게 인기가 많았다. 하지만 지나친 즐거움은 부작용을 낳기 마련. 그는 17세 때 매독에 걸렸다. 도데뿐 아니라 그와 어울렸던 보들레르, 모파상, 플로베르, 콩코르 등이 모두 매독으로 고생했다.
도데의 고통은 극심했다. 매독은 감염된 지 수년 혹은 수십 년이 지나면 대뇌나 척수신경을 손상시킬 수 있다. 도데는 17세 때 걸린 매독이 39세에 척수 매독으로 진행, 극심한 통증에 시달렸다. 통증만이 아니었다. 척수신경 손상으로 다리의 감각 기능이 없어진 탓에 몸의 균형 잡기가 힘들어져 걸핏하면 비틀거렸고 걸을 때는 남의 도움을 받아야 했다.
당시 매독의 '첨단 치료제'는 수은이었다(현재는 물론 페니실린이다). 오랫동안 수은 치료를 받았던 도데는 수은중독에도 시달렸다. 통증을 견딜 수 없었던 도데는 모르핀까지 맞았다. 주사를 맞을 때마다 구역질로 고생했지만, 모르핀을 맞아야 그나마 통증을 잊고 잠시라도 잠을 잘 수 있었다.
수시로 찾아오는 통증과 보행의 어려움, 치료가 되지 않는데 대한 절망과 의사들에 대한 반감은 서서히 도데를 혼자만의 삶으로 가두었다. 사교계의 총아였던 그는 점차 사람들로부터 멀어졌고, 우울과 공포 속에서 혼자 있는 시간이 늘었다. 작가로서 도데의 또 하나의 고통은 자신의 통증을 정확히 글로 표현하기 힘들다는 것이었다. 일반적으로 척수 매독의 증세는 찌르는 듯한, 간헐적인 통증이 특징이다. 도데는 이를 좀 더 정확하게 묘사해 남들에게 정확하게 전하고 싶었지만 불가능하다는 사실에 낙담했다.
10년이 넘는 세월 동안 극심한 통증 속에 살면서도 그는 주옥 같은 글들을 많이 남겼다. 그의 삶과 글은 아이러니다. 사망하기 얼마 전 그는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인생을 너무 많이 사랑한 나머지 신이 내게 벌을 주신 거야." 1897년 도데는 56세의 나이로 눈을 감으며 마침내 지긋지긋한 척수 매독의 고통에서 해방됐다.
헬스조선 webmaster@health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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