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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호흡기 못 떼" vs "시간 지체하지 마라"
[ 2009년 05월 03일 21시 35분 ]
“현재 상태에서는 김 할머니의 인공호흡기를 제거할 수 없다.”

무의미한 연명치료 장치를 제거해 달라는 김모(76 여)씨 청구소송을 받아들여 서울고등법원이 “연명치료를 중단하라”고 판결했음에도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이 인공호흡기를 떼지 못하고 대법원에 상고한 이유에 대해 밝혔다.

피고인 세브란스병원은 대법원 공개변론이 있던 지난달 30일 “우리 병원은 지난 1885년 창립 이래, 생명 존엄에 대한 기독교적 가치관에 따라 마지막 순간까지 포기하지 않고 생명을 지키는 것을 절대적 신념으로 삼아왔다”면서 “인간의 생명은 합리성이나 실용성에 근거해 거둘 수 없다”고 했다.

세브란스병원은 현재 중환자실에 입원 중인 소송 대상 환자 김모씨의 상태에 대한 병원 의료진의 진료소견을 전했다.

병원은 “김 할머니는 심각한 뇌손상으로 인공호흡기에 의존하고는 있지만 통증에 반응을 보이고, 혈압 등도 안정적이며 튜브영양공급에 대한 거부감 없이 영양공급이 잘되고 있다”며 “이는 비가역적 사망과정 진입이라고 할 수 있는 다장기 손상, 모든 치료에 무반응 또는 뇌사 상태가 아니다”고 주장했다.

병원은 이어 “인공호흡기를 제거해달라는 가족들의 일치된 진술이 있었어도 이를 토대로 환자 본인의 명시적 의사를 확인할 수 없고, 진지하고 합리적인 치료 거부 의사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원고인 환자측은 “병원측 주치의는 믿을 수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지난해 2월 16일 세브란스병원 응급실에 입원한 환자 김모씨는 이틀 뒤인 18일 폐암 확진을 위한 기관지내시경 검사를 시행하다 출혈로 인한 심정지 후 저산소성 뇌손상이 발생했다. 이후 가족들은 병원을 상대로 의료과오소송을 제기해 현재 진행 중이다. 이에 원고측은 환자와 병원간 신뢰관계가 파괴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원고 대리인인 백경희, 신현호 변호사는 같은 날 보도자료를 통해 “환자의 고통을 최소화하고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최대한 존중하기 위해서는 연명치료장치 제거에 더 이상의 시간을 지체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밝혔다.
이주연기자 gold@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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