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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보다 원만한 병원계 산별 3차교섭
[ 2009년 05월 06일 22시 25분 ]
사측 대표단 구성이 여전히 숙제로 남은 가운데 3차 보건의료 산별중앙교섭이 비교적 평화로운 분위기 속에서 성사됐다.

임금협상이 아닌 의제 중심 토론 위주로 진행, 사측 대표단 구성이 완료되지 않은 상황에서도 어느 정도 소통이 가능했다는 평가다.

6일 오후 2시. 여의도 CCMM 회의장에서 열린 2009 보건의료산업 제3차 산별중앙교섭에서 노사 양측은 초반 사측 대표 미구성 문제로 팽팽한 신경전을 벌였다.

비어 있는 사립대병원과 지방의료원 교섭대표단 자리를 두고 노조는 "계속 이렇게 불성실하게 교섭에 임할 경우 분명히 응징하겠다"고 선포, 사측으로부터 "이번 주말까지 선정을 완료해 다음 차수부터 확실히 참석하겠다"는 다짐을 받아냈다.

미구성 문제를 넘기고 의제 토론으로 넘어가는 듯 싶더니 사용자측 요구안 문제로 다시 시끄러운 풍경이 이어졌다.

이날 처음 교섭에 참석한 사용자협의회 공동대표 김영곤 전북대병원장이 "지난주 노조 요구안을 전달 받았으니 이번에는 사용자측 요구안을 갖고 얘기해보자"면서 사측 요구안을 노조 측에 전달해 불협화음이 생긴 것.

노조는 "사용자측 요구안은 개악안이다. 개악안인줄 뻔히 알면서 제안하는 이유가 뭐냐. 교섭을 하자는 건지 의도가 의심스럽다"며 강하게 쏘아 붙였다.

김영곤 대표가 "요구안을 한번 보고 판단해 달라"며 거듭 요구안을 들이밀자 보건노조 나순자 위원장은 "오늘 개악안 주려고 나오셨냐"며 "사용자들은 뭐하는 거냐. 대표단도 제대로 꾸리지 않고, 개악안이나 내고. 산별교섭을 계속 진행할 건지 진정성 있는 답변을 부탁한다"고 요구했다.

이에 사측 공동대표 이왕준 인천사랑병원장이 "대표단 구성이 안돼 개악안이든 뭐든 주장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인정함으로써 사태는 진정 국면을 맞았다.

"노조측 요구안 공감하지만 현실적 보장 대책 강구해야"

진행을 맡은 노조 측은 이날 의제로 '보호자 없는 병원' 실현과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를 선정, 함께 얘기해보자며 대화를 이끌었다.

이왕준 공동대표[사진]는 "사용자협의회 전체에서 심도 있게 논의되지는 않은 문제인데, 사견으로는 개별적 차원이 아닌 정책적 차원에서 보호자 없는 병원이나 사회적 일자리 창출과 관련한 논의를 진행해야 한다고 본다"면서 이는 "공급자 차원에서 얘기하지 못하는 부분에 대한 보완일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한 "건보재정이나 자원 한계상 한 번에 많은 것을 요구할 수 없으므로 기본적인 방향에는 동의할지 몰라도 병원협회 입장에서는 우선적으로 추진할 수 없는 노릇"이라며 사측의 입장을 설명했다.

의제 자체는 참신하지만 재원 조달 자체가 기존에 있는 파이를 나눠 우선순위를 재조정하는 것을 의미한다면 논의가 지속되기에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는 것이다.

이왕준 공동대표는 노조가 주장하는 보장성 확대 문제에 대해서도 솔직한 견해를 드러냈다.

그는 "소위 '빅5병원'이 1조 클럽에 든지가 꽤 됐다"고 언급하면서 "대한민국 전체 의료관련 예산의 10분의 1을 5개 병원이 잠식하는 상황에서 예산을 확보해도 그게 어디로 가는지, 효율적으로 쓰이는지는 알 수 없다"고 개탄했다.

이 대표는 특히 보장률이 90%에 달하는 암보험 실태를 지적하며 "생명에 지장 없는 갑상선암은 한번 걸리면 거의 로또 수준"이라고 비꼬았다. 암에 걸리면 무조건 대형병원으로 직행하는 실상에서 이는 고스란히 암환자 보장비율을 높인다는 명목아래 대형병원 쏠림 현상을 심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

따라서 단지 공공성이라는 추상적 명제가 아닌, 현실적 측면에서 건강보험의 보장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왕준 대표의 의견에 노조가 시종일관 경청하는 모습을 보이자 김영곤 공동대표는 "오늘 같이 사용자협의회 의견이 많이 개진된 적은 처음인 것 같다"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두 시간 여에 걸친 교섭을 마친 후 보건노조 이주호 전략기획단장은 "대표단 구성이 안 된 상황에서 임금 협상과 같은 사항을 논의하기는 어려워 의제 중심 토론위주로 2, 3차를 진행했다"며 "사측 대표단 구성이 완료되면 9개 의제에 대해 골고루 논의할 것"이라는 방침을 전했다.

4차 산별교섭은 오는 13일(수) 오후 2시 개최된다.
이은빈기자 cucici@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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