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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플루는 '지구촌 대재앙' 불러올 것인가
[ 2009년 05월 09일 03시 10분 ]
신종 A형(H1N1)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이하 신종플루)는 대유행을 일으킬 것인가.
세계보건기구(WHO)의 후쿠다 게이지 사무차장은 7일 지금의 신종플루 사태가 대유행인 6단계에 진입한다면 세계 인구의 3분의 1이 감염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는 최대 20억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이번 신종플루 사태는 지난달 17일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소아가 발견된 이후 급박하게 진행돼 왔다. 24일 미국 정부가 돼지에서 유래된 신종 인플루엔자가 시작됐음을 공표했고, 이와 동시에 멕시코에서 854명의 의심환자와 59명의 사망자를 발표하면서 전 세계를 공포에 떨게 했다.
이어 25일 WHO는 긴급회의 후 신종플루에 의한 대유행 가능성을 경고하며 국제적인 공중보건 위기 상황을 선포했다. 그리고 27일 전염병 경보를 3단계에서 4단계로, 29일 4단계에서 5단계로 급박하게 격상시켰다.
WHO는 9일 현재까지 5단계를 유지하고 있다. 아직 북미지역 외 다른 대륙에서 지역사회유행(3차 감염)이 발생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영국과 스페인, 독일 등 유럽에서 환자가 꾸준히 발생하고 있어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상태다.
이 신종플루 사태는 앞으로 어떤 전개를 이어가게 될까. 또 우리는 무엇을 대비해야 하는가. 신종플루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8일 대한화학요법학회·대한감염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진행된 고려대 감염내과 김우주 교수
[사진]
의 심포지엄 ‘북미에서 시작된 신종 A형 인플루엔자 유행’을 문답식으로 재구성했다.
-- 우선, 이번 신종플루가 전 세계적으로 대유행을 할 가능성이 있는가?
▲ 금번 신종인플루엔자는 인류가 경험하지 못했던 신종바이라스라 면역성이 없다는 점, 사람에서 임상증상과 사망을 초래한다는 점, 효과적인 사람간 감염전파 능력을 가졌다는 점에서 대유행의 요소를 모두 갖추었다. 따라서 WHO의 대유행 선언은 경각에 달렸다고 본다. 신종플루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면 대유행을 일으킬 것이 거의 확실한 상황이다. 아직은 지역사회유행으로 보고 있지만, 대유행 목전에 와있는 것은 사실인 것 같다.
-- 이번 사태는 예상됐던 일인가?
▲ 21세기 들어 과연 다음 인플루엔자 대유행이 어떤 종류의 바이러스에 의해, 언제, 어디서 출현할 것인가는 초미의 관심사였다. 그동안은 2003년말 이래 동남아에서 시작돼 현재까지 아시아, 유럽, 아프리카 대륙의 15개 국가에서 421명(257명 사망)의 감염자를 초래한 조류인플루엔자 A형(H5N1) 바이러스가 가장 유력한 대유행 후보로 여겨지고 있었다. 그러나 조류인플루엔자는 대유행의 마지막 조건인 효과적인 사람간 감염전파 능력을 획득하지 못해 아직까진 지역적 유행에 그치고 있다. 반면, 이번 신종 A형(H1N1) 인플루엔자가 이렇게 나타나리라곤 예상하지 못했다.
-- 이번 신종플루는 구체적으로 어떤 바이러스인가?
▲ 아직 많은 부분이 미궁이지만 기존 조류, 돼지, 사람의 인플루엔자가 섞인 바이러스로 보인다. 이번 신종플루의 유전자 중 많은 부분이 돼지 인플루엔자에서 유래됐다. 하지만 돼지도 피해자다. 돼지 농장과는 관련이 없다. 이는 사람 사이의 바이러스다.
-- 그렇다면, 돼지 인플루엔자(Swine Influenza, SI)는 무엇인가?
▲ 1918년 스페인 독감 대유행 때, 가을철쯤 처음으로 돼지가 사람으로부터 H1N1 인플루엔자에 감염됐다. H1N1이 돼지 사이에서 유행을 하다가, 90년대 북미에서 조류 독감 유전자가 와서 포함되고 결국 다양한 조합의 바이러스가 나와 돼지에서 유행하고 있었다. 돼지도 사람처럼 재채기 등 증상은 같았고, 돼지 치사율은 1~3%로 낮았다. 이게 그 안에서 다양한 변이를 이루다가 다시 사람에게 왔을 때, 신종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보면 된다.
-- 신종플루는 얼마나 위험한가?
▲ 이번 신종플루는 2주 사이에 환자가 크게 늘며 높은 전염성을 보이고 있지만, 증상이 심각한 것은 아닌 것 같다. 열나고 기침 등은 기존과 계절인플루엔자와 증상이 같다. 단지 50%의 환자에게서 설사가 있었다는 게 특이점이다. 문제가 된 멕시코도 늦장 대응을 하며 경증환자는 빼고 중증환자만 집계돼 보도, 와전된 경향이 있다. 반면 감염관리가 잘 되고 있는 미국의 통계로 보아 이번 신종플루의 치사율은 0.3% 정도인 것 같다. 조심스럽게 홍콩 독감 수준의 치사율을 예상해본다. 그리고 계절인플루엔자보다 잠복기가 1일 정도 더 긴 8일쯤 되는 것 같다.
-- 신종플루와 관련 눈여겨 봐야할 부분은 무엇인가?
▲ 감염자와 사망자 대부분이 청소년이거나 젊은 성인이라는 점이다. 이는 스페인 독감 대유행과 유사한 형태다. 아무래도 이들이 여행을 활발히 하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노령층은 과거에 면역을 갖고 있는 것이 아닌가는 주장도 있다. 또 인플루엔자는 보통 겨울철에 맹위를 떨치는데 브라질, 아르헨티나, 아프리카 등 남반구가 겨울을 맞는 우리나라 6~8월을 주의해야 한다. 과거 스페인 대유행도 봄에 경증의 1차 유행이 있고 가을과 겨울에 2~3차 유행에서 병독성이 증가한 바 있다. 이에 WHO도 계속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는 것이다. 당시 스페인 대유행은 한국에 6월쯤 들어왔고 아시다시피 많은 희생자를 냈다.
-- 앞으로 무엇을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
▲ 최악의 시나리오가 안 오길 기대하면서 그러나 최악의 시나리오를 대비해야 한다. 인플루엔자의 특성이 예측불가능하다는 것이다. 계속 다양한 모습의 돌연변이가 생길 것이고, 생물체의 적자생존 논리로 봤을 때 점차 강한 내성으로 무장될 가능성이 있다. 이에 백신 개발에 더욱 힘써야 하는 것이다. 일반인들도 이번 경우를 통해 독감이 무서운 것이란 걸 배웠다고 생각한다. 타미플루는 전문의약품이기 때문에 일반인이 상비할 수 없다. 예방효과도 없다. 대신 마스크 쓰기와 손 씻기를 권장한다. 손을 씻을 수 없는 상황에선 손 소독제(Hand Sanitizer)를 사용하길 바란다.
이주연기자 gold@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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