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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선진의료 배울 기회" vs "전문의 대우 열악"
[ 2009년 05월 10일 22시 00분 ]
일본 의료계가 임상수련제도를 통해 한국 의사를 ‘모셔’가기 위한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있다. 그러나 일본의 선진 의료기술을 접할 수 있다는 점 외에는 대우나 자격 등의 조건에서 이렇다 할 메리트가 없어 의사 해외진출의 분수령이 될 수 있을지 장기적인 관망이 요구된다.

10일 오후 2시 서울 삼성동 코엑스 그랜드 컨퍼런스홀 402호에서 열린 ‘제1회 일본임상수련제도 설명회’에는 40여 명의 인원만이 참가, 비교적 한산한 풍경을 이뤘다[사진].

임상수련제도란 일본이 의사 부족난을 해결하기 위해 출신국의 의사면허를 보유한 의료인에 합법적 수련 기회를 부여하는 제도로, 수련의는 최대 3년까지 일본에 머물면서 지도의 감독 하에 처방전 작성을 제외한 진료, 수술 등 모든 의료행위를 행할 수 있다.

행사를 주최한 일본 의료계 취업 알선사 링크스텝 코리아(www.linkstaff.co.kr)의 박지은 대리는 설명회에서 “현재 일본에서 가장 부족한 전문의는 산부인과”라며 일본의 심각한 산부인과의 부족 현상을 언급했다.

박지은 대리는 “일본에서는 출산율 감소로 지난해 1월 이후 전국 77개소 의료기관이 분만을 중지하거나 제한하는 결정을 내렸다”며 “분만실 부족에 따른 사회 문제가 대두되면서 한국 의사가 현지 산부인과로 진출할 경우 메리트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산부인과 같이 의사 부족이 심화된 영역으로 진출을 모색하는 것이 일단 유리하지만, 수련 시 본인 의사에 따라 다른 전공으로도 신청할 수 있다고 주최 측은 덧붙였다.

수련제도 절차에 대한 브리핑을 마치고 질의 응답이 이어졌다.

“2년 동안 일본 종합병원에서 인턴으로 일하는 것 같은데 전문의가 가면 실익이 없지 않느냐”는 한 참가자의 질문에 업체 측은 “형편이 어려운 일부 개원의들에게는 인생의 전환점이 될 수 있는 기회”라며 “임상경력에 따라 급여는 차등이 있을 수 있다”고 답했다.

이날 설명회에 참석한 대한미용외과학회 임종학 명예회장[사진](카이로스성형외과)은 십수년전 일본에서 의사면허를 딴 경험을 회고하며 면허 취득과정에 관한 궁금증을 해소시켜 주기도 했다.

임 원장은 “일본의 의사면허 시험은 다소 까다로운 편이지만 족보를 잘 참고하고 풍부한 임상경험이 있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며 “일본에서 의사는 사회적으로 상당히 대접받고 환자에게도 존경받는 행복한 직업”이라고 강조했다.

설명회 및 질의응답 시간이 끝난 후 참가자들의 반응은 다소 엇갈렸다.

인천 모 성형외과 개원의는 “일본이 미용성형수술에 있어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하는 만큼 현지에서 좀 더 배워볼까 해서 이번 수련제도에 관심을 갖게 됐다”며 “일본 의료계가 상당히 폐쇄적인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오픈돼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키우는 자녀가 있는데 보수가 넉넉하지 않아서 2년을 어떻게 보낼지 걱정”이라면서도 “몇 가지 미비점만 개선되면 좋은 제도가 될 수 있을 듯”이라고 긍정적인 뜻을 내비쳤다.

부산소재 의대 본과 1학년에 재학 중이라는 참가자는 “과거 일본 유학경험이 있어 일본에 대해 좋은 인상을 갖고 있다”며 “배울 점이 많을 것 같아 학부 교육을 마치는 대로 가서 수련을 받을 생각”이라고 밝혔다.

반면 설명을 듣기 위해 광주에서 왔다는 참가자는 “아무래도 일본 의료 환경이 우리보다 앞서 있는 만큼 한국 의사가 가면 어떤 메리트가 있을지 자세히 들어보고 싶어서 온 건데 이건 아닌 것 같다”며 고개를 저었다.

강남 모 산부인과 봉직의는 “수련제도 말고 전문의로서 대접받을 수 있는 경로는 없는 거냐”고 따지듯 물으면서 “이대로는 고급 인력을 싼 값에 부리려는 것밖에 안 된다”며 발길을 돌리기도 했다.

이번 행사를 주관한 닥터세미나 허영구 팀장은 “한·일 양국에 도움이 되길 바라는 취지로 시작한 건데 생각지도 못한 질문이 많이 나와 차후 보완할 예정”이라며 “내달 열리는 노화방지의학회 세미나에 추가 설명회를 삽입하는 등 당분간 홍보에 주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은빈기자 cucici@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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